4대 그룹 다 뛰어든 '로봇 관절' 전쟁···K-휴머노이드 성패 달렸다

  • 로봇 유연성 좌우할 '액추에이터' 개발 속도↑

  • 부품 국산화 '제로' 수준···테슬라도 中 의존

  • 대규모 양산 위한 제조 시설 마련 시급

LG전자의 자회사 로보티즈가 만든 작업형 휴머노이드 AI 워커 사진로보티즈
LG전자의 자회사 로보티즈가 만든 작업형 휴머노이드 'AI 워커' [사진=로보티즈]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결합한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사업이 차세대 핵심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도 기술 고도화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휴머노이드 관절을 구성하는 구동 장치(액추에이터)와 핵심 부품 기술을 내재화하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사활을 걸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K·현대차·LG 등은 각종 로봇 기업 인수와 지분 투자 등을 통해 휴머노이드 액추에이터 기술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액추에이터는 휴머노이드 동작을 제어하는 장치로 인간의 관절·근육과 같은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액추에이터가 많이 탑재될수록 동작이 인간과 유사해지며, 휴머노이드 생산 비용의 60~70%를 차지한다.
 
삼성전기는 최근 차세대 액추에이터 개발을 위해 노르웨이 전기모터 기업 알바 인더스트리즈에 수백만 유로 투자를 단행했다. 알바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가볍고 회전력과 제어력을 강화한 액추에이터를 설계하는게 목표다. 삼성전자의 휴머노이드 사업 확대에 발맞춰 부품 라인업을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는 올 상반기 코스닥 상장사인 로봇 자동화 시스템 업체 유일로보틱스 인수에 착수하며 4대 그룹 중 휴머노이드 사업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후발 주자인 만큼 액추에이터 시제품 제작 단계까지 진입한 기업과 협업해 개발 시간을 줄일 계획이다.
 
모빌리티 업계도 액추에이터 기술 내재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8월 액추에이터 시장 진출 후 센서, 제어기, 핸드그리퍼 등 로봇 사업 분야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차량 부품 기술과 액추에이터 간 기술 유사도가 높아 새 먹거리로 키워 보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기존 로보틱스사업부를 '실' 단위로 개편하고 신입·경력 엔지니어를 대거 채용했다.
 
휴머노이드 경쟁력을 미·중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주요 부품의 대중 의존도 완화가 필수적이다. 테슬라도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생산하며 대부분의 액추에이터를 중국 기업과 협력해 제작할 정도다.
 
기술력을 갖춰도 대규모 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건 또 다른 과제다. 액추에이터 연구개발(R&D)에 주력 중인 대기업들도 실제 액추에이터 생산을 위한 제조 설비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최근 LG전자의 로봇 계열사 로보티즈가 로봇 손에 탑재할 액추에이터를 처음 양산하며 지난 10월 미국 수출을 이뤄냈다. 다만 생산능력 한계 등으로 공급 물량은 700여대에 그쳤다. 
 
업계는 로봇 부품 내재화와 설비 고도화를 위한 국가 차원의 휴머노이드 산업 생태계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로봇 업체 관계자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협업해 부품 국산화 연구에 힘쓰고 정부는 기업이 실질적인 양산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시설 투자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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