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진검승부] 식지 않은 GLP-1 열기…제약·바이오 新먹거리

  • WHO, 비만질환 치료에 '약물' 사용 공식 권고

  • 비만약 시장 매년 31%↑…2030년 605억 달러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무게중심이 항암제에서 비만치료제로 옮겨가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노보 노디스크 '위고비', 일라이 릴리 '마운자로'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약이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내년 업계에 경쟁구도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정KPMG는 '2026년 국내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비만, 항암제 중심의 바이오의약품 시장 성장으로 단일클론항체와 단백질, 펩타이드(GLP-1) 분야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 제약·바이오 산업 전망을 '긍정'으로 평가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일(현지시간) 임신부를 제외한 성인의 비만 치료에 GLP-1 요법을 6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고, 의약품과 함께 건강한 식단·신체 활동을 함께 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놨다. 비만 환자 치료에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약의 효용성을 인정한 셈이다. 

WHO가 GLP-1 계열 비만약의 효능을 인정하면서 관련 시장도 급성장이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약 시장 규모는 매년 31% 이상 성장해 2030년엔 605억 달러(약 88조8000억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에선 올해 마운자로 실적이 전 세계 매출 1위 자리를 지켜왔던 머크의 면역 항암제 '키트루다'를 추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제약사들도 관련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달 초 내놓은 '2030 성장 전략 로드맵'의 첫 번째 전략으로 비만 치료제를 제시했다. 연내 자체 개발한 GLP-1 계열 비만신약에 대해 허가를 신청해 내년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종근당과 일동제약은 주사제보다 보관과 복용이 쉬운 알약 형태 GLP-1 비만약 개발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차별화된 비만 개선 효과와 복용법 개선 등이 K-비만약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비만 시장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국내 비만신약이 글로벌에서 성공하려면 높은 체중 감량 효과는 물론 복용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가 인기를 끌면서 부작용·오남용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마운자로가 한국에서 출시된 8월부터 9월까지 보고된 전체 이상 사례는 35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는 설사(4건), 저혈당 쇼크(1건) 등 중대한 이상 사례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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