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더레코드] 키움증권의 자신감…매월 핵심지표 공개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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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키움증권 주가는 작년 5월 밸류업 공시 때 아쉬움이 무색해질 정도로 상승 중입니다. 그때만 해도 시장 반응은 썩 우호적이지 않았습니다. "형식적이다", "기존 내용이 반복된다"며 '속 빈 강정'이라는 평가가 이어졌고, '밸류업 1호'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실망도 컸습니다.

하지만 키움증권은 주주들과의 약속 중 하나를 1년 넘게 꾸준히 실행하고 있습니다. 그 약속은 매월 선보이는 'IR Monthly' 자료입니다.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MS), 해외주식 일평균 약정, 신용융자 잔고·MS, 투자자예탁금, 금융상품 잔고 등 회사의 실적 민감도가 높은 지표들을 매월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지표들은 외부에서도 쉽게 확인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키움증권의 IR Monthly가 의미를 갖는 이유는 '무엇을 보여주는가'보다 '어떻게 보여주는가', '얼마나 자주 보여주는가'에 있습니다. 기업이 어떤 지표를 핵심 KPI로 삼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자신감을 갖고 있는 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보 그 자체보다 회사가 중요하게 보는 시각을 노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지표를 정기적으로 제공한다는 건 성과가 좋을 때 뿐만 아니라 좋지 않을 때도 동일한 형식으로 데이터를 내놔야 것이기도 합니다. 이런 지표들은 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는데요. 이런 구조는 기업 입장에서 리스크가 됩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월 단위 공개를 꺼리고, 분기·반기 단위에서만 중요한 정보만 추려내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서울 영등포구 소재 키움증권 본사 전경 [사진=키움증권]
서울 영등포구 소재 키움증권 본사 전경 [사진=키움증권]

반면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경쟁력이 뚜렷한 강점과 내부 데이터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부담을 감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곧 "숫자를 매달 내놓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읽힐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핵심지표의 흐름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 자체가 기업 평가에 도움이 되는 요인입니다. 특히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해외주식 약정, 투자자예탁금 등은 주가 모멘텀과 밀접하게 움직이는 변수들이기 때문에 월 단위 데이터가 쌓이면 기업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유용합니다.

이런 배경을 고려하면 올해 키움증권의 주가 흐름도 다시 보게 됩니다. 올 들어 키움증권은 증권업 지수 구성종목 가운데 주가 상승률 2위를 기록했습니다.

거래대금 증가, 증시 호황 등 업황 자체가 우호적이었던 만큼 키움증권의 주가 수익률이 높을 수밖에 없었던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업종 평균을 웃도는 힘을 가진 건 투자자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시장 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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