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L중앙, 케이뱅크, SK에코플랜트, 후성글로벌, 대동모빌리티 등 5개 기업이 동병상련의 처지다. 이들 기업은 재무적 투자자(FI)와 맺은 상장 기한 약정이 내년에 만료된다. 상장을 하면 '대박'이지만, 못하면 '쪽박'이다. 상장기한을 못 맞출 경우 FI들이 투자를 회수할 수 있고 약정에 따른 추가 배당금 등을 지급해야 할 수도 있어서다. 최근 IPO 업황이 개선되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예심 청구 지연과 밸류에이션 부담, 영업적자 등으로 난관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내년 중에 IPO를 마무리해야 한다.
먼저 SLL중앙은 2021년 프랙시스캐피탈과 중국 텐센트 등 FI로부터 약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3년 내 상장을 약속했다. 연장 옵션을 감안하면 최종 데드라인은 내년 3월로 사실상 4개월도 남지 않았다. 기업가치는 1조원대로 거론된다. 현재 상장예비심사 청구는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IPO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예심 청구가 없다는 것은 상장 기한을 맞추기 어렵다는 신호"라며 "일정이 더 지연되면 FI의 투자 회수 방식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10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내년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하지 못하면 최대주주 BC카드가 FI 지분 일부를 매입하거나 FI와 함께 매각해야 한다. 이는 2021년 BC카드가 1조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FI들로부터 7250억원을 조달할 때, 상장을 조건으로 콜옵션과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을 부여한 데 따른 것이다.
케이뱅크는 앞서 두 차례 상장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2022년 9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으나 이듬해 2월 투자심리 위축을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고, 지난해 10월에는 수요예측 부진으로 다시 일정을 연기했다. 현재 FI들은 기업가치를 4조원 이상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지난해 IPO 추진 당시 3조8950억원으로 산정했음에도 시장의 외면을 받았던 만큼 이번에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변수로 꼽힌다. 상장이 또다시 실패할 경우 BC카드는 FI 지분(7250억원)을 직접 인수하거나 자신의 지분까지 함께 제3자에게 매각해야 한다. 이는 올해 3분기 기준 BC카드의 자기자본(1조7111억원)의 42.4%에 달해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FI와 프리IPO 계약을 추진해 1조원을 조달하며 내년 7월까지 상장을 약속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약 4조원으로 평가됐다. IPO 시한을 지키지 못할 경우 SK에코플랜트는 2026년 300억원, 2027년 480억원, 2028년 660억원의 배당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SK에코플랜트 입장에서는 증시 활황 시점을 놓치지 않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시작된 증시 상승 랠리는 반도체 업종이 주도하고 있어, SK에코플랜트가 환경업에서 반도체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데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0월 김영식 SK하이닉스 양산총괄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김 대표는 SK하이닉스에서 포토 기술, 제조·기술, 양산총괄(CPO) 등을 담당하며 고대역폭 메모리(HBM) 대량 양산 체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당시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인사를 통해 반도체 사업에서 차별화된 기회를 발굴하고 IPO 추진에도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후성글로벌은 2021년 헤임달PE와 카펠라PE에 105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5년 내 IPO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후성그룹이 해당 부채를 다시 인수해야 하는 조건이 붙어 있다. 그러나 최근 이차전지 업황 부진으로 상장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동모빌리티는 2022년 FI로부터 115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를 조달하며 2026년까지 IPO를 완료하기로 약정했다. 하나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지만 올해 3분기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해 상장 전 수익성 개선이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