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수출, 내년은?] 기저효과·관세 불확실성·G2 무역갈등…3년 만에 '역성장' 가능성

  • 산업연, 내년 수출 0.5% 감소 전망…반도체·자동차 희비 엇갈려

  • 미·중 무역 갈등 재발 가능성…"장기적 관점에서 무역환경 개선해야"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역대급'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년에는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역대 최대 수출액에 따른 기저효과에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수출국 간 무역 갈등이 생길 경우 우리 수출도 흔들릴 공산이 크다. 품목과 국가별 수출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1~11월 누적 수출액은 640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9억 달러 증가했다. 정부가 연초에 목표치로 설정했던 7000억 달러 수출 달성이 초읽기로 다가왔다.

문제는 내년이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2026년 경제·산업 전망'을 통해 내년 수출액을 올해보다 0.5% 감소한 6971억원으로 짚었다. 지난 2023년 -7.5% '역성장' 이후 3년 만에 다시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올해 수출이 역대급 성장한 기저효과가 크다.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고율 관세 부과 우려에 수출을 앞당긴 만큼 수출액이 늘었다는 의미다. 올해 수출을 '쌍끌이'했던 반도체 수출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라 견조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자동차 수출은 미국의 품목관세 등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업계 구조개편이 시급한 석유화학, 각국의 무역 장벽이 공고해지고 있는 철강 등도 수출 감소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자국 우선주의에 따라 교역이 둔화될 수 있고 글로벌 경기 부진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내년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이 본격화할 뿐 아니라 미·중 무역 갈등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이 우리 수출의 주요 변수다. 지난달 말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을 1년 휴전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는 단순히 갈등을 잠시 '봉합'한 수준에 그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이 반도체 등 주요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도 이에 맞서 희토류 수출통제 등 보복 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한국 수출에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경제 전반의 하방 요인을 키우고 있다. 소비·투자 회복세가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수출마저 부진할 경우 성장률 하락 압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수출이 국내 성장의 주축 역할을 해온 만큼 수출 부진이 현실화되면 제조업 활동과 투자 심리까지 위축되는 연쇄적 충격이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복합 요인이 내년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만큼 구조적 대응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환율 상승은 수출에 우호적이지만 반도체 경기가 내년 하반기 꺾일 수 있다는 전망과 대미 수출 감소세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내년 무역수지 흑자액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적극적인 수출 확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는 편중된 무역환경을 개선해야 하지만 단기간 내에 해결은 어려운 과제인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개선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며 "동남아·중동·유럽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반도체가 아닌 다른 품목을 육성해 수출 포트폴리오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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