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 키워드 '기술 인재·세대 교체'… 미래 먹거리 정조준

  • 비상경영 대비 고강도 쇄신

  • 삼성·LG, 미래 이끌 기술 리더 중용

  • SK 조직 슬림화·롯데 부회장단 퇴진

  • HD현대·LS, 3·4세 책임경영 전면에

사진각 사
[사진=각 사]

2026년도 재계 정기 임원 인사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삼성·SK·LG 등 주요 그룹들은 이번 인사에서 내년에도 이어질 비상 경영에 대비해 기술 인재를 전면에 배치하고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한 고강도 쇄신을 단행했다. 또한 오너 3·4세들이 일제히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그룹의 체질 개선과 미래 먹거리 선점을 가속화한다는 복안이다. 

30일 재계 등에 따르면 내년도 경영 환경 역시 올해와 마찬가지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기업 대부분이 기술 인재 등용에 집중한 인사를 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로봇·반도체 등 미래 기술을 이끌 리더들을 승진시키면서 '기술 중심 세대교체'에 속도를 낸다. 반도체(DS) 사업의 전영현 부회장, 모바일·가전(DX) 사업의 노태문 사장으로 투톱 체제를 확립하며 경영 안정에 주력하는 한편, 선행 기술 연구조직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새 수장에 박홍근 하버드대 교수를 선임하면서 기술 연구에 힘을 싣는다. 

LG전자는 생활가전 부문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기여한 류재철 HS사업본부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기술통'으로 불리는 류 신임 CEO를 내세워 사업 전반에 걸쳐 '1등 DNA'를 심겠다는 구상이다.

조직 규모를 최소화하는 경향 역시 뚜렷하다. SK그룹의 경우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임원을 30% 감축했고, LG그룹의 올해 임원 승진자는 역대 최소 수준인 98명이다. 전년과 비교해 20%가량 줄이며 혹독한 쇄신을 단행했다.

'부회장단'도 해체됐다. 삼성그룹 '2인자'로 불리던 정현호 부회장이 용퇴했다. LG는 기존 2인 부회장 체제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권봉석 LG 부회장 1인 체제로 재편됐다. 롯데는 부회장단 4명을 전원 퇴임시켰다.

오너 3·4세들이 일제히 나서면서 책임 경영을 본격화하는 행보도 주목된다. HD현대그룹은 지난달 인사에서 정기석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30여 년만에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LS그룹에선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의 장남인 구동휘 LS MnM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신유열 롯데그룹 부사장은 미래 신사업을 담당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 대표로 선임돼 그룹 핵심 사업 전면에 나선다. 

내달 초 예정된 현대자동차그룹을 마지막으로 주요 재계 인사는 마무리된다. 시장에선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 승진자가 3∼6명 나올 것으로 관측한다. 특히 젊은 인재 배치 기조에 따라 현대차 사장단 중 1970년대생 비중이 전년에 비해 높아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 주요 기업 인사는 경영 효율성 차원에서 임원 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뚜렷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 인재 선임 기조가 이어졌다. 현재 국내 100대 기업에서 80년대생 연령대 임원이 100명 가량 활동 중인데, 내년에는 이들 임원 층이 한층 두터워질 전망"이라고 봤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기업을 계속 옥죄어 온 미국발 관세 폭탄과 함께 상법 개정안·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등 새 정부의 잇단 규제까지 겹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폭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조직 규모를 슬림화 하면서도 세대교체를 통한 기술 기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한 인사를 단행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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