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스케치] 엄숙한 분위기…올해 마지막 금통위서 금리 동결할 듯

  • 11월 한국은행 금통위서 4연속 동결 유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사진장선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사진=장선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앞두고 다소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에 들어섰다. 평소 취재진에게 짧게라도 인사를 건네던 모습과 달리 말수를 줄이며 신중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이날 이 총재는 오전 8시 59분께 회색 재킷에 하늘색·검정색 패턴의 넥타이를 맨 차림으로 회의장에 도착했다. 취재진 요청에 잠시 응해 의사봉을 세 차례 두드린 뒤 "내려가서 뵙겠다"는 말만 남기고 곧바로 퇴실을 요청했다.

최근 이 총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금리 방향은 향후 발표되는 경제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하며 정책 변화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이 발언 이후 국고채 지표물 금리가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시장에서는 '발작 반응'이 나타났고, 이에 따라 이날 금통위에서 이 총재의 발언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통위원들도 이른 시간부터 속속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장용성 금융통화위원이 오전 8시 55분 가장 먼저 입장했고, 이어 8시 56분 유상대·김종화·신성환·황건일·이수형 위원이 차례로 회의장으로 향했다.

회의장은 올해 마지막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앞둔 만큼 50~60명의 사람들로 가득차며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일부 집행 간부들은 이따금 조용한 목소리로 가볍게 대화를 나누다가 회의 5분 전부터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회의 시간을 기다렸다.

시장에서는 이번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로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의에 앞서 아주경제신문이 국내 거시경제·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원이 7·8·10월에 이어 이번에도 금리를 현 2.50% 수준에서 묶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한 배경에는 환율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지적된다. 지난 금통위 당시 1420~143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60원대를 상회하며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1477.1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4월 9일(1484.1원) 이후 약 7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26일에는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 메세지가 나오며 1465.5원에 마감했지만 여전히 1400원 중반대라는 점에서 불안 요인이다.

집값과 가계부채도 금통위의 판단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0% 상승했다.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직후인 10월 셋째 주(0.50%)을 정점으로 3주 연속 하락했으나, 4주 만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날은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경제전망 수정치도 발표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9%에서 1.0%로, 내년 성장률은 1.6%에서 1.8~1.9%로 올려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오전 10시를 전후해 기준금리 결정 결과와 성장률·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전 11시 10분께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설명회에서는 최근 경제 여건에 대한 한은 금통위의 평가와 향후 통화정책 운영 방향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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