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미국 현지 언론에 기고문을 내고 내년 58조원 규모 추가 국방 예산을 편성하는 등 방위비 증액에 나설 계획이라며 이는 대만의 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일 갈등 고조 속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커진 가운데, 미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라이 총통은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역사적인 400억 달러(약 58조4000억원)의 추가 국방예산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이는 대만 민주주의를 방어하는 우리의 약속을 강조하는 투자로, 미국으로부터의 주요 신규 무기 구매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대만의 비대칭 역량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 총통은 "대만의 평화·안정에 대한 헌신은 흔들리지 않고, 대만의 미래를 지키는 데 우리보다 더 단호한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베이징의 전례 없는 군사적 확장과 대만 해협, 동중국해, 남중국해, 그리고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에서 점차 심화되는 도발은 이 지역 평화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베이징이 무력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의지가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도 했다.
라이 총통은 그러면서 "국제 사회가 대만해협 평화를 위해 계속해서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준 것에 감사하고 있으며, 최근 일본과 미국·유럽·한국·호주·뉴질랜드·주요 7개국(G7)의 성명은 모두 역내 억지력 강화에 기여했다"면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적으로 미국 리더십의 중요성을 분명히 해준 것에 감사하고 있고, 국제 사회는 트럼프 행정부의 힘을 통한 평화 추구 덕분에 더 안전해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라이 총통의 기고문은 최근 일본총리의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가능성 발언을 계기로 중·일 갈등이 격화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중재'에 나선 시점에 발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 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일본 총리와 연달아 통화를 하고 대만 문제를 논의했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 속 라이 총통이 미국 언론을 통해 민주주의 우방국으로서 대만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한편, 미국의 국방비 증액 요구에 적극 화답해 중국에 맞서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읽힌다.
라이 총통은 이전에도 종종 미국 언론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미국에 전달해왔다. 지난 4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TSMC 반도체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등 미국과의 관계가 불안해지자 그는 블룸버그에 “대만은 미국과 교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을 두고 있다”는 기고문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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