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배우' 故 이순재 빈소에 조문 행렬…연예계·정치권 애도 이어져

향년 91세를 일기로 별세한 원로 배우 겸 이순재 전 국회의원의 빈소가 25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7일 오전 6시 20분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20251125사진사진공동취재단
향년 91세를 일기로 별세한 원로 배우 겸 이순재 전 국회의원의 빈소가 25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7일 오전 6시 20분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2025.11.25[사진=사진공동취재단]
9년 전 무대 위에서 은퇴를 미뤘던 '영원한 현역'이 세상을 떠났다. 각 작품 속에서 시대의 얼굴로 존재했고, 대중에게는 '국민 배우'로 기억된 배우 고(故) 이순재의 빈소에 하루 종일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후배 배우들부터 정·재계 인사까지 발길이 이어지며 생전 고인이 남긴 존재감을 다시 확인케 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백일섭은 "우리끼리 '95살까지만 연기합시다, 그때까지 나도 같이 살 테니까'(라고 했는데) 꿈에도 생각 못 했다"며 "마음이 안 좋다"고 짧게 말했다. 

이어 장용은 "형님하고는 TBC에서부터 55년간 드라마를 같이 하면서 때로는 아버지처럼, 때로는 형님처럼 늘 가까이 지냈던 분"이라며 "무대에서 쓰러지는 게 행복하다고 늘 말씀하셨다. 아주 귀감이 되고 어떤 때는 멘토이자 로망이셨다"고 고인을 떠올렸다.

손숙은 "옛날부터 친했던 분이고 (고인이) 말년에 연극을 많이 하셨을 때는 제가 십여 년 가까이 부부로 많이 나왔다"며 "순재 오라버니, 곧 만나요. 거기 가서 또 연극해요"라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지난해 연기대상 당시 무대에 함께 섰던 배우 최수종도 조문했다. 그는 "살아 있는 역사이고 참 증인이시기 때문에 저와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느냐"고 말했다.

코미디언 최병서도 빈소를 찾아 "성대모사를 할 때마다 너무나 좋아하셨던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분야를 떠나서 연예계 큰 스승이 돌아가신 것 같다. 큰 별이 져 문화예술계에 타격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40여 년 동안 만나 뵐 때마다 어깨를 두들겨 주시면서 좋은 말씀만 해주셨다. 책 한 권 읽는 것보다 더 좋았다. 이제는 연기는 그만하시고 연기 지도만 해 주시면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향년 91세를 일기로 별세한 원로 배우 겸 이순재 전 국회의원의 빈소가 25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7일 오전 6시 20분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20251125사진사진공동취재단
향년 91세를 일기로 별세한 원로 배우 겸 이순재 전 국회의원의 빈소가 25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7일 오전 6시 20분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2025.11.25[사진=사진공동취재단]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 김학래 회장은 "전유성 선배님을 하늘나라로 보낸 지 얼마 안 됐는데 두 거장이 이렇게 한꺼번에 우리 곁을 떠나시니 집에 어르신이 돌아가셨을 때 한구석이 휑한 것과 똑같다. 대중문화 예술인의 위상을 굉장히 높이신 분이다. 모든 걸 내려놓고 편히 쉬십시오"라고 애도했다.

가수 이용은 "분야는 다르지만 제가 가고 싶은 길이 이분의 길이었다"며 드라마 '엄마의 일기' 촬영 당시 기억을 전했다. 그는 "그때 대사를 잊으니 선생님이 '진짜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하라'고 하셨다"며 "아들 왔습니다"라고 말한 뒤 말을 잇지 못했다.

배우 박경림은 "늘 저희에게 문화예술인은 이런 모습이어야 된다는 걸 말씀으로 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배우 최현욱은 "새벽에 별세 소식을 전해 듣고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며 "한 번도 뵙지 못해서 (오늘) 그냥 한 번 뵙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발길이 이어졌다. 빈소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온 국민이 저와 함께 이 진정한 연기인, 진정한 국민 배우를 보내드리는 길에 함께 명복을 빌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인과 국회에서 인연을 맺은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정치를 하시면서도 여야 할 것 없이 의원들을 자주 만나고, 중간에 서서 부드럽게 지냈다"며 "세상의 일은 잊고 저세상에서 좋은 연기자 역할을 해주시길 바라겠다"고 전했다.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 역시 "5~6년 전에 선생님께서 건강하셨던 때 제 한복을 입으신 적이 있다"며 "유족들이 그 일을 기억해 오늘 수의 관련 논의를 하게 됐고, 내일 아침 입관식 때 입혀서 보내드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하셨다. 항상 남을 배려하셨다. 정말 자애로운 분"이라고 회상했다.

정부는 고(故) 이순재에게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했으며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빈소를 직접 찾아 훈장을 전달했다. 한국방송대중예술인단체연합회는 이날 KBS 본관과 별관에 추모 공간을 마련해 30일까지 일반 조문객 방문이 가능하며 27일 발인에 맞춰 별도 영결식을 진행하는 방안도 유족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향년 91세를 일기로 별세한 원로 배우 겸 이순재 전 국회의원의 빈소가 25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7일 오전 6시 20분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20251125사진사진공동취재단
향년 91세를 일기로 별세한 원로 배우 겸 이순재 전 국회의원의 빈소가 25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7일 오전 6시 20분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2025.11.25[사진=사진공동취재단]

빈소 주변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최불암, 나문희, 송승헌, 신민아·김우빈, 박해미 등 연예계·정·관계 인물들의 근조 화환이 자리해 조문객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이순재는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허준' '거침없이 하이킥', 예능 '꽃보다 할배', 연극 '리어왕' '앙리 할아버지와 나' 등 7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연극·드라마·예능을 넘나들며 활동했다. 발인은 27일 오전 6시20분이며 장지는 경기 이천 에덴낙원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