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웅의 정문일침(頂門一鍼)] 이충우 여주시장이 외친 '하동제일시장 재개발' 허장성세(虛張聲勢) 아닌가

  • 하동제일시장 10년 표류...이제는 책임만 남아

  • 주민·상인 참여 부재 속 시 주도 모델 한계 노출

  • 이 시장, '공약의 시간' 끝..."직접 짓겠다" 결단

이충우 여주시장 신년  사진강대웅 기자
이충우 여주시장 신년 정책 브리핑 모습. [사진=강대웅 기자]


여주시 하동제일시장 재개발은 이제 단순한 도시재생 사업이 아니다. 이 사업은 여주시 행정의 성능, 시장 공약의 진정성, 지역 신뢰의 수준, 그리고 원도심의 생존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다. 그러나 지난 10년의 기록은 안타깝게도 전진이 아니라 정체에 가까웠다.

민선 8기 들어 이충우 여주시장은 복합타운, 문화센터, 행복주택 120세대 등 화려한 콘텐츠를 제시했지만, 실행력은 따라가지 못했다. 민간은 움직이지 않았고, LH는 이탈했으며, 상인·주민 간 갈등과 행정 내부의 준비 부족은 사업을 다시 '백지상태'로 되돌려 놓았다.

이충우 시장은 지난 20일과 21일에 강원도 정선과 서울 용산 등에 전통시장 활성화와 도시재생 우수사례를 배우기 위해 시 관계자, 산하단체장, 언론 등을 대동하고 벤치마킹을 다녀왔다.

이 시장은 정선 아리랑 시장을 벤치마킹한 뒤, "정선처럼 여주도 먹거리와 살거리가 있어야 한다"며 "외부 관광객을 원도심으로 끌어오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투자가 없으면 336억 원으로 시가 직접 상가 건물을 짓겠다"고도 했다.

표면적으로는 결단처럼 들린다. 그러나 정선의 성공은 시의 결단이 아니라 상인·주민의 변화와 자발적 참여, 즉 주민주도 모델에서 비롯됐다. 여주는 어떤가. 아직도 행정 주도와 상인 수동 참여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참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참여를 이끌어낼 구조가 부재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주민 없이 성공한 도시재생은 단 한 곳도 없다' 이 시장은 "2027년까지 사업비를 집행해야 한다"며 속도를 강조했다. 2027년 완공이라는 일정은 사업 구조가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정만 앞세운 발언으로 행정적 전망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수사에 가깝고 허장성세(虛張聲勢:허공에 소리를 크게 내어 기세를 부풀린다)나 다름없다.

지금은 설계 공모 착수와 기본설계·실시설계·착공까지 최소 2년 이상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들이 "2027년 완공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하는 이유다.

지금 원도심에는 관광객이 머물 이유도, 소비할 콘텐츠도 없다. 정선 오일장·케이블카·아리랑 공연처럼 '하루 코스'로 완성된 콘텐츠가 있어야 사람은 머문다. 현재 여주 원도심에는 테마 콘텐츠·지역 브랜드 부재·상권 회복 전략 미비 등 실질적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하동제일시장 재개발은 계획 수립, 사업 표류, 공약 반복이라는 다람쥐 쳇바퀴를 돌고 있다. 부지는 철거만 끝났고, 현재는 임시주차장으로 방치돼 있다. 상가 공실률 40%, 노후 건물 80%, 경기실크 부지 장기 방치. 이 정도면 쇠퇴가 아니라 방치의 구조화라고 해야 한다.


여주 하동제일시장 상인과 시민의 신뢰가 가장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지금 여주시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업 지연'이 아니다. 문제는 시민 신뢰의 붕괴다. 상인들은 말한다. "몇 년째 같은 말만 듣는다", 주민들은 말한다. "도시는 멈춰 있다", 지역사회는 말한다. "로드맵도 보이지 않는다"고.

이 시장이 이 사업을 성공하려면 세 가지를 먼저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인·주민 중심 구조 전환이 우선으로 참여가 낮았던 이유를 행정이 먼저 점검해야 한다. 참여 구조 없이 만든 계획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또한 공공성과 수익성의 균형 재설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센터·공공시설을 넣겠다고만 하면 사업성은 무너지고 민간 투자는 멀어진다. 마지막으로 민간 유인 구조 재정립이다. 정선처럼 '지역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투자도, 상인도, 주민도 움직인다. 이제는 말이 아니라 결과를 보여야 한다

다행인 것은 이충우 시장은 "더 이상 미루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사실이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발언이 아니라 실적이다. 10년 동안 멈춰 있었던 하동제일시장은 이제 여주시 행정의 역량을 증명하는 시험대가 되었다. 여주 원도심의 향방은 또 다른 약속이 아닌, 이제 시작되는 실행과 책임의 무게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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