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웸블리까지"…잠실도 좁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뷰티풀 마인드'로 쓴 성장사

  • JYP 소속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월드 투어 '뷰티풀 마인드' 성료

  • 지난 5월 올림픽홀에서 11월 잠실실내체육관까지…공연장 키우며 성장

  • 내년 1월 日 오사카·요코하마에서 '재팬 스페셜 라이브 더 뉴 엑스씬' 개최

JYP 소속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사진JYP엔터테인먼트
JYP 소속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이제는 이 공연장도 좁아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 넓은 곳에서 만나요."(주연)

JYP 소속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의 한마디는 6개월 만에 현실이 됐다. 지난 5월 올림픽홀에서 "더 넓은 곳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던 이들은 7월 핸드볼경기장을 거쳐 마침내 잠실실내체육관으로 무대를 옮겼다. 막연한 상상이던 '더 넓은 곳'은 이제 익숙한 공간이 됐고, 공연이 끝날 즈음 잠실실내체육관마저도 다소 비좁게 느껴졌다. 밴드 사운드의 확장 속도를 공연장이 간신히 따라가는 모양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11월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 '뷰티풀 마인드 월드 투어 피날레 인 서울'을 열고 두 번째 월드투어 '뷰티풀 마인드(Beautiful Mind)'의 대미를 장식했다. 

국내외 14개 지역, 18회 규모 투어의 앙코르이자 잠실실내체육관 첫 단독 입성 무대로 일반 예매 오픈 직후 3회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공연 강자'로서의 상승세를 수치로도 증명했다. 올림픽홀,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 잠실실내체육관으로 이어진 단독 공연 사이즈와 '롤라팔루자 시카고' '2025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영국 록 밴드 뮤즈 내한공연 오프닝 무대까지, 이들의 현재 좌표를 보여주는 무대이기도 했다.
JYP 소속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사진JYP엔터테인먼트
JYP 소속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이날 공연의 포문은 미니 6집 '뷰티풀 마인드(Beautiful Mind)' 타이틀곡 '뷰티풀 라이프(Beautiful Life)'로 열었다. 강렬한 기타 리프와 드라이브감 있는 드럼이 객석을 밀어붙이자 '빌런즈(팬덤명)'는 첫 곡부터 스탠딩에 가까운 에너지로 화답했다. 이어 '심포니(XYMPHONY)' '스포일러(Spoiler!!!)' '러브 앤 피어(LOVE and FEAR)' '파이트 미(FIGHT ME)'가 쉼 없이 이어졌다.

멤버들의 성장 소감도 무대 사이사이를 채웠다. 건일은 "이렇게 많은 분들 와주신 게 처음이라 가슴이 벅차다. 빌런즈가 많아진 것 같지 않느냐"며 미소를 지었고, 주연은 "올림픽홀에서 투어를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 투어 도중 이렇게 멋쟁이로 거듭나서 더 많은 예쁜이들 앞에서 노래하고 공연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울컥한다"고 털어놓았다. 몇 달 사이 달라진 무대 규모와 팬덤을 무대 위에서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세트리스트는 밴드의 스펙트럼을 그대로 옮겨놓은 구성에 가까웠다. 'BBB(Bitter But Better)' '조지 더 랍스터(George the Lobster)' '써커펀치(Sucker Punch!)'로 텐션을 끌어올린 뒤, '워킹 투 더 문(Walking to the Moon)' '플루토(PLUTO)' '나이트 비포 더 엔드(Night Before the End)' '세이브 미(Save Me)' 등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표 발라드로 분위기를 유연하게 전환했다. 격렬한 사운드를 잠시 덜어낸 자리에 서정적인 멜로디와 보컬이 전면에 나서며 밴드가 가진 감성의 결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켰다.
JYP 소속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사진JYP엔터테인먼트
JYP 소속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사진=JYP엔터테인먼트]

무대 연출도 음악과 맞물려 힘을 더했다. '워킹 투 더 문'에서는 곡의 서사에 맞춰 달·지구·명왕성을 형상화한 벌룬이 객석 위를 떠다니고, 조명이 쏟아지며 별빛이 부서지는 듯한 장면이 펼쳐졌다. 가온은 플래시를 켠 관객석을 가리키며 "반짝이는 빛이 여러분"이라며 "여러분이 나와, 그리고 우주의 별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세이브 미'는 천장의 LED와 흩날리는 컨페티가 어우러져 나비가 날갯짓하는 듯한 이미지를 만들어냈고 주연은 곡을 부르다 울컥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도 '라이브의 맛'으로 전환했다. 준한은 '워킹 투 더 문' 기타 솔로 부분에서 악기 문제가 있었다며 즉흥적으로 기타 솔로 파트를 즉흥으로 한 번 더 들려주었다. 장비 사고를 관객과 함께 웃으며 넘기고 같은 연주를 다시 공유하는 장면은 밴드 공연 특유의 현장감을 오롯이 드러냈다. 팬들에게 마이크를 건네 떼창을 유도하고, 박자와 코러스를 관객과 나눠 맡기는 모습도 공연 내내 이어졌다.
JYP 소속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사진JYP엔터테인먼트
JYP 소속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사진=JYP엔터테인먼트]

후반부는 다시 속도를 끌어올렸다. '노매러(No Matter)' '머니볼(Moneyball)' 'BTB' '다이아몬드(Diamond)' 'ICU' '프리킹 배드(Freakin' Bad)' '머니 온 마인드(Money On My Mind)' '인스테드(Instead)'가 연달아 터지면서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만들었다. 격렬한 연주와 날 선 보컬 라인이 정점을 찍을 때마다 관객석에서는 떼창과 점프가 파도처럼 일었다. 

'불꽃놀이의 밤'과 '로스트 앤드 파운드(Lost and Found)'가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들은 앵콜곡까지 30개가 넘는 곡을 라이브로 가창, '뷰티풀 마인드' 투어의 피날레를 더욱 또렷하게 각인시켰다. 

앵콜 무대까지 마친 뒤 승민은 "데뷔 쇼케이스를 블루스퀘어에서 했고 그 뒤 예스24 라이브홀, 올림픽홀, 핸드볼경기장을 지나 여기까지 오게 되지 않았나. 맨 뒷자리에 서있는 팬들의 거리가 점점 늘어나게 되었다. 이제 자세히 봐야 보일 거 같은데 정말 감사한 일이다. 거리가 멀어진다고 해서 빌런즈가 주는 사랑이 우리에게 닿지 않으리라 생각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에 있으나 뒤에 있으나 여러분이 어디에 있든 보내주는 사랑은 우리가 잘 받아 마음속에 담아두겠다"고 말했다. 

주연은 "여러분이 바라봐주는 시선이나 함께 노래 불러줄 때 목소리에서 많은 감정들이 느껴진다. 여러분이 사는 게 힘들 때도 있고 현실도피하고 싶은 순간도 있을 텐데. 그런 일이 있어서 우리 공연도 찾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힘든 순간에 놓인 분들에게 '잘 찾아왔다'고 말하고 싶다. 이 공연을 통해서 훌훌 털어내고 다 잊어버리고 우리와 함께 행복하길 바란다. 사랑한다"며 팬들을 향해 큰 절 했다. 

가온은 "6개월 정도 투어 중인데 바쁘게 살았던 거 같다. 돌이켜 보면 모든 순간이 완벽했다. 만약 누군가 '5월로 돌아가겠느냐'고 묻는다면 '예스' 버튼을 누르고 싶다. 여기까지 오게 된 모든 서사, 여러분과 넓은 공연장에서 뛰놀 수 있게 된 게 꿈만 같다.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싶다"고 인사했다. 

건일은 "곧 4주년이 된다. 최근 엑디즈가 잘 되기 시작하고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생기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게 '자만심'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이 무대에 있을 수 있는 건 여러분 덕"이라며 "연차가 쌓이면서 우리도 익숙해지는 일들이 있었다. 나쁘게 말하면 요령 피우는 것처럼 말이다. 그때마다 부끄러워졌다. 이렇게 귀한 시간, 비싼 돈을 주고 와주신 빌런즈에게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 그런 마음가짐으로 정신을 다잡게 됐다. 여러분의 사랑이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무대마다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인사했다. 
위 왼쪽부터 아래 왼쪽으로 엑디즈 가온 건일 승민 정수 주연 준한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위 왼쪽부터 아래 왼쪽으로) 엑디즈 가온, 건일, 승민, 정수, 주연, 준한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준한은 "재밌으셨나요? 저희는 그 답만 바라고 연습한다. 모든 분이 좋은 시간을 가지셨으면 해서다. 콘서트는 하고 나면 우리가 보답받는 느낌을 받는다. 참 신기한 감정이다. 이 시간을 위해 많이 연습하고 부족한 부분도 많은데 연습한 보람을 느낀다. 누군가에게 추억이 된다면 모든 걸 이룬 게 아닐까 싶다. 이렇게 많은 분 앞에서 공연하게 될 줄 상상도 못했었다. 이 뜻깊은 일을 이뤄주셔서 감사하다"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정수는 "'뷰티풀 마인드'는 시간이 빠르기도, 길게 느껴지기도 했다. 무대는 내게 행복하면서도 무서운 공간이었는데, 이 투어를 진행하며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여기 계신 많은 분과 함께 뛰어놀고 행복한 추억을 만드는 콘서트가 되겠구나 싶더라. 엑디즈의 꿈을 함께 이뤄주셔서 감사하다. 여기 계신 분들과 함께 앞으로도 꿈 계속해서 꿔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투어의 막은 내렸지만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항해는 계속된다. 이들은 내년 1월 일본 오사카와 요코하마에서 '재팬 스페셜 라이브 더 뉴 엑스씬'을 열고 데뷔 후 처음 현지 단독 공연에 나선다. 

올림픽홀에서 "더 넓은 곳에서 만나자"고 약속하던 이들은 잠실실내체육관을 채운 밴드가 되었다. 그리고 잠실조차 좁아 보이기 시작했다. 공연 말미 승민은 이런 약속을 했다. "웸블리에 갈 때도 같이 있어 줄 거죠?"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뷰티풀 라이프'는 아직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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