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의원은 2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10여 분 분량의 영상에서 내년 1월 5일을 끝으로 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다가올 새 (삶의) 경로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영상에서 "충성은 양방향의 길이어야 한다"며 "우리의 직함은 말 그대로 '대표'이기 때문에 양심에 따라 투표하고 지역구 이익을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4살에 성폭행을 당하고 인신매매돼 부유하고 권력 있는 남성들에게 착취당한 미국 여성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내가 그동안 지지해온 대통령에게 '배신자'라고 불리고 협박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억만장자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파일 공개 문제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일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린 의원은 영상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를 대체로 소외시켰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추진해 온 의정 성과로 △H-1B 비자 제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도입 △해외 전쟁 관련 입장 표명 △엡스타인 정보 추가 공개 요구 등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 의원의 사퇴 발표를 두고 ABC뉴스 인터뷰에서 "나라에는 정말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린 의원이 사임 사실을 미리 알렸냐는 질문에 "아니, 상관없다. 하지만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린이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그는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린 의원을 '배신자', '공화당의 수치' 등으로 부르며 지지를 철회했다. 그러면서 조지아 지역구에서 다른 후보가 그녀를 상대로 나설 경우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그린 의원은 "내 사랑스러운 지역구가 나를 적대하는 상처 많고 증오에 찬 경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린 의원은 한때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운동의 상징적 인물이자 의회 내 대표적 '트럼프 충성파'였다. 그러나 최근 몇 달 동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의료보험 등 국내 현안보다 외교에 지나치게 집중한다고 공개 비판해왔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를 주저한 엡스타인 파일의 법무부 공개를 강하게 요구하면서 관계가 급속히 악화됐다.
이런 가운데 그린 의원이 2028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비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미국 타임지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그린 의원이 2028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고 측근들에게 사적으로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그린 의원이 2024년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처럼 제3의 변수로 등장해 공화당 표심을 잠식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를 지렛대로 차기 공화당 행정부에서 역할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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