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엡스타인 이메일 파문 확산...오픈AI·하버드 강단서 잇따라 물러나

  • 엡스타인과 오랜 교류 드러나며 '정계·학계 핵심 인물' 서머스의 연쇄 사임 이어져

미성년자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왼쪽과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겸 하버드대 전 총장 사진AP·연합뉴스
미성년자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왼쪽)과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겸 하버드대 전 총장 [사진=AP·연합뉴스]


미성년자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과 장기간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불륜 상담까지 했던 사실이 공개된 로런스 서머스(70) 전 미국 재무장관이자 하버드대 전 총장이 오픈AI 이사직에 이어 하버드대 강단에서도 물러난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서머스 전 총장 대변인은 그가 하버드대의 관련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강의를 맡지 않기로 했다며 케네디스쿨 내 모사바르-라흐마니 기업정부 센터 소장직에서도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이번 학기 수업은 다른 교수가 대신 진행하고 다음 학기 강의 계획도 없다고 했지만 종신 교수 지위는 유지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주 미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공개한 엡스타인 생전 이메일이 계기가 됐다. 서머스는 엡스타인이 체포되기 직전인 2019년 3월까지 최소 7년간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결혼생활 중 다른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엡스타인에게 조언을 구한 내용도 포함됐다. 그는 "제 행동에 깊은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며 공적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서머스 전 총장은 이날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성명을 통해 오픈AI 이사회에서도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오픈AI 이사회도 "그의 결정을 존중하며 기여에 감사한다"고 했다. 샘 올트먼 CEO가 한때 축출됐다가 복귀한 뒤 새로 합류했던 서머스는 정치·기업·학계 네트워크를 연결할 '안정판'으로 평가받았으나 이메일 공개 이후 급속히 입지가 흔들렸다.

이에 앞서 서머스 전 총장은 글로벌개발센터(CGD),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예일대 예산연구소, 브루킹스연구소 해밀턴 프로젝트 등 자신이 몸담았던 주요 싱크탱크에서도 줄줄이 사의를 표했다. NYT와 블룸버그 등은 그의 칼럼 게재 중단을 예고했다.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은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수십 명의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를 받다가 2019년 사망했다. 생전 트럼프 대통령과도 친분을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루 의혹이 제기됐고, 이를 계기로 엡스타인 사건 자료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 논의가 촉발됐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서머스 전 총장은 빌 클린턴·버락 오바마·조 바이든 정부의 핵심 경제 브레인이자 워싱턴 정책 네트워크의 대표적 '내부자'로 불려왔다. 그러나 엡스타인이 자신을 서머스 전 총장의 '윙맨'이라고 부른 이메일까지 공개되면서 반발은 확산했다.

하버드대는 서머스를 포함한 대학 관계자와 엡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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