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도 직격탄…중일 관계 악화에 민간문화 교류도 '스톱'

  • 짱구·일하는 세포 개봉 연기… 귀멸의 칼날 흥행 '시들'

  • 민간교류 행사도, 중국인 日여행 예약 취소도 '줄줄이'

  • 강경한 日총리"발언 철회 안해"...고위급 회담 '글쎄'

  • 中 정밀반격 경고…"日경제하방 압력 커질 것"

짱구
(왼쪽)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초화려! 작열하는 떡잎마을 댄서즈'와 '일하는 세포' 영화 포스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성 발언으로 중국과 일본 관계가 급속히 악화하면서 양국간 민간 교류에도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발언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국간 긴장 관계가 단기간내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짱구·일하는 세포 개봉 연기… 귀멸의 칼날 흥행 '시들'

18일 중국영화보에 따르면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초화려! 작열하는 떡잎마을 댄서즈'와 '일하는 세포' 등 일본 영화 중국내 개봉일이 연기됐다. 두 영화는 각각 12월 6일, 11월 22일 중국 대륙서 개봉 예정이었다. 해당 영화 수입 배급사에서는 일본 측의 도발적인 발언이 중국 관객들의 일본 영화에 대한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개봉 연기 배경을 밝혔다. 

중국 영화예매 사이트 마오옌에 따르면 일일 박스오피스 1억 위안 이상을 기록하며 중국 대륙서 흥행질주를 이어가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귀멸의 칼날:무한성편’도 개봉 나흘째인 17일 일일 박스오피스가 2500만 위안대로 확 줄어드는 등 흥행 열기가 가라앉았다.

중·일간 각종 민간 교류도 위축됐다. 일본 매체 주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아이치현 한다시는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중국 장쑤성 쉬저우시 대표단으로부터 본래 예정됐던 18일 방문이 취소됐다고 하루 전날 통보 받았다. 쉬저우시 대표단은 최근 중요한 업무 처리로 방문을 미룰 수밖에 없다고 취소 이유를 밝혔다.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관도 히로시마에서 21일 개최 예정이었던 8회 일중 우호 교류 행사를 17일 취소했으며, 이달 22~24일 베이징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베이징-도쿄 포럼'도 중국 측 통보로 연기됐다.

일본 기업의 중국내 비즈니스도 영향을 받고 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일부 일본기업의 중국 자회사들의 중국 담당자와 회의가 연기되고, 일본 출장도 취소되고 있다. 양국간 정치적 갈등이 비즈니스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중국 주재 일본 상공회의소는 17일 성명을 통해 "양국 정부가 충분히 소통하고 더 나은 양자 관계를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여행업계에서도 중국인의 일본 여행상품 취소 행렬이 이어졌다. 트립닷컴, 취날왕 등 중국 대형 온라인여행사에서 일본 여행상품을 여전히 팔고 있지만, 취소 문의는 늘고 있는 것. 한 온라인 여행사에 오사카 여행을 문의했더니 최근 일본 여행상품 취소가 늘고 있다며 여행에 신중하라는 답변이 돌아오기도 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상하이의 한 여행사는 17일 하루에만 일본 여행상품 예약의 약 60% 이상이 취소됐다. 

일본 노무라 연구소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할 경우 일본 국내생산액(GDP)가 0.36% 감소해 최대 2조2000억엔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일본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로 중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었던 2012년에도 중국이 자국민의 일본 여행 자제령을 내리며 당시 중국인의 일본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약 25% 감소했었다. 
 
대화 노력에도 日총리 발언 철회 '글쎄'...中 정밀반격 경고

양국간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서도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어 놓은 모습이다. 17일 중국을 방문한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18일 류진쑹 중국 외교부 국장과 만나 악화된 중일 관계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가나이 국장은 일본 정부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는 변함이 없음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보는 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양국간 고위급 대화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이미 리창 중국 총리가 참석 예정인 이번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일간 고위급 회동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상태다. 

왕광타오 중국 푸단대 일본연구센터 부연구원은 연합조보에 “중국이 현재 일본을 비판하는 수준을 볼 때, 중일 관계가 단기적으로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며 “중일간 갈등을 완화하는 이상적인 해결책은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관련 발언을 어떤 형태로든 철회하거나 혹은 다른 발언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상쇄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케다 아츠시 이토추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2012년 센카쿠 사태 수준으로 양국 갈등이 고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중국이 미국과의 갈등을 안고 있는 와중에 동시에 일본과의 갈등까지 심화시키는 것은 중국에 이롭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미네무라 켄지 캐논 글로벌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로이터에 “양국간 갈등이 수개월간 이어질 수 있다”며 중국이 다카이치가 자신의 발언을 철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공세를 펼치는 것은 일본에 해결책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일본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특히 중일간 대립이 오래 이어질수록 일본 경제에 더 큰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18일자 사평에서 3분기 일본 GDP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것을 거론하며 “일본이 민감한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무모한 움직임을 보이거나 추가적인 지정학적 위험을 초래한다면, 불확실성은 더욱 심화되고 경제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신화통신 계열의 소셜미디어(SNS) 계정 '뉴탄친'은 18일 "중국의 반격은 더 정밀해지고 완벽해졌다"며 "다카이치가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지 않으면 더 많은 반격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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