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강세가 이어지면서 펀드 운용사들이 종목별 투자 한도를 넘어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 10%를 돌파한 이후에도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펀드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리밸런싱(자산 비중 재조정) 압박이 커지고 있다.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3833개 중 운용규모가 큰 펀드에서는 이미 대형주의 편입 비중이 상당 수준을 넘어섰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2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설정액 1조4471억원)은 삼성전자 비중이 22.97%, SK하이닉스가 11.01%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2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1조6592억원) 역시 삼성전자 22.98%, SK하이닉스 10.63%였고, KB자산운용의 'KBRISE2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8752억원)도 삼성전자 22.83%, SK하이닉스 10.17% 수준이었다.
현재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은 삼성전자가 15.50%, SK하이닉스가 11.48%다. 대부분 펀드는 SK하이닉스 시가총액 비중에 근접하거나, 일부 펀드에서는 삼성전자를 이미 초과해 투자 중이다.
금융투자협회는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 10%를 초과해 펀드 투자한도가 시가총액 비중까지 늘어난다고 지난 31일 공지했다. 자본시장법은 동일 종목에 대해 최대 10%까지만 투자하도록 제한하지만, 시가총액 비중이 10%를 초과한 종목은 해당 비중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 그러나 대형주 랠리가 지속되면서 운용사들은 사실상 '가만히 있어도 규약 위반'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다만 '자본시장법 제81조 및 시행령 제80조'에서는 가격 변동 등으로 한도를 초과한 경우, 투자대상자산을 추가 취득하지 않으면 3개월간 유예를 인정한다. 하지만 운용사들은 대부분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예기간을 다 쓰지 않고 비중을 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피 상위 5개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2.82%), 삼성바이오로직스(2.26%), 현대차(1.45%) 등 대형주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펀드 포트폴리오의 집중도도 심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코스피도 대형주를 중심으로 상승 동력을 얻었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지수가 9.09% 오를 동안 SK하이닉스가 33.92% 뛰었고 삼성전자가 2.97%, LG에너지솔루션 10.11%, 현대차 12.19% 뛰었다.
전문가들은 대형주 랠리가 장기화될 경우 펀드 운용의 자율성이 크게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거래일마다 한도를 초과하면 전략적 대응이 어려워진다"며 "비중을 맞추기 위해 불필요한 매매가 반복되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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