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가 사우디·카타르 등 중동 중심에서 유럽으로 확장되며 지형 변화가 감지된다. 특히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가 유럽 시장 교두보 역할을 하면서 전체 해외 수주액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건설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는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해외 수주 전략을 강화하는 흐름이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우리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428억8579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5억2585만달러와 비교하면 50% 넘게 증가한 수치다.
국내 건설사의 올해 해외 진출 국가는 99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했고, 진출업체도 309개에서 317개로 확대됐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프로젝트 발주가 정상화되고, 중동 시장 일부가 조정기를 맞은 사이 유럽·동유럽 등 새로운 시장이 부상한 점이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건설업계는 앞으로도 중동과 동남아 등에서 추가 발주 등이 기대되는 만큼 올해 수주액 500억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해외 수주 증가세를 견인한 핵심 요인은 유럽 시장이다. 올해 해외 지역별 수주액을 보면 △유럽 198억1932만달러 △중동 110억9284만달러 △태평양·북미 55억3017만달러 △아시아 51억4417만달러 △아프리카 6억5458만달러 △중남미 6억4469만달러 순이다.
국가별로 보면 체코가 187억3000만달러로 가장 높았고, 이어 미국(50억3000만 달러), 이라크(33억1000만 달러) 순을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6억303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8억9673만달러와 비교해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카타르도 지난해 47억5310만달러에서 27억978만달러로 수주액이 급감했다.
특히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로 유럽 실적이 급증했고, 이를 통해 향후에도 유럽 시장에서 한국 건설·플랜트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게 됐다는 평가다.
체코만 아니라 루마니아, 스웨덴, 폴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원전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내 건설업계의 동유럽 진출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건설사 별로 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올해도 해외 수주 실적을 주도했다. 10월 누적 기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62억9080만9000달러, 현대건설은 41억763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두산에너빌리티 30억5882만달러, 삼성이앤에이 23억7942만달러, 현대ENG 12억8626만달러, 대우건설 12억6652만달러 등을 기록하며 해외 수주 성과를 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이 커진 탓에 건설 일정이 지연되거나 발주가 보수적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대형 프로젝트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며 "유럽은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고 기술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어 많은 건설사들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