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었음 260만 시대]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 없어요"…청년층 일자리 미스매치 심각

쉬었음의 주된 이유 사진국가데이터처
쉬었음의 주된 이유. [사진=국가데이터처]

청년 고용지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쉬었음’ 인구가 26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청년 10명 중 3명은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 쉰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 부가조사’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9000명 증가한 1622만명으로 집계됐다. 비경제활동인구란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하지 않았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은 사람을 의미한다.

활동 상태별로는 △가사(36.9%) △재학·수강 등(20.2%) △쉬었음(16.3%) 순이었다. 이 중 ‘쉬었음’ 인구는 1년 새 7만3000명 늘어난 264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쉬었음’ 인구는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223만9000명에서 2023년 232만2000명, 지난해 256만7000명으로 3년 연속 10만명 이상 늘었다.

특히 15~29세 청년층의 ‘쉬었음’ 사유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34.1%)였다. 이 비율은 전년 대비 3.3%포인트 상승했다. ‘일자리(일거리)가 없어서’ 쉬고 있다는 응답도 9.9%에 달했다.

다만 이들을 단순히 ‘취업 의사가 없는 청년’으로 보기는 어렵다. 향후 1년 내 취업 또는 창업 의사가 있다고 답한 청년층은 43.4%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75.3%는 ‘생활비나 용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 일자리가 전반적으로 부족하거나, 이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공급 측면에서 뒷받침되지 못하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심화된 결과로 보고 있다.

청년 고용률도 하락세다. 올해 3월 이후로 청년 고용률은 고령층 고용률을 밑돌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9월 기준 청년 고용률은 45.1%로, 고령층(48.3%)보다 낮았다. 같은 기간 60세 이상 취업자는 38만1000명 증가한 반면, 청년 취업자는 14만6000명 감소했다.

이처럼 청년 고용지표에 경고등이 켜졌지만, 단순히 인구 감소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비구직 청년을 세분화해 이들에 대한 정책 대응을 △예방 단계 △장기화 억제 단계 △문제 해소 단계 등으로 구분하고, 단계별 핵심 대상과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정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비경제활동 청년 상당수가 과거 직장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임금이나 근로조건 불만족으로 퇴직한 경우가 많다”며 “쉬었음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지를 예측하고, 단순한 취업 알선이 아니라 청년 빈곤·주거·정신건강 문제와 연계해 통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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