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스라엘, 19일만에 가자 공습 재개로 휴전 결렬 위기...美 "휴전 여전히 유효"

  • 트럼프·밴스 "휴전은 유효" 발언...사실상 이스라엘 군사행동 묵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인질 시신 송환 지연을 이유로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성사된 휴전이 19일 만에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휴전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안보 협의에 따라 가자지구에서 즉시 강력한 공격을 가할 것을 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하마스는 인질 송환 합의를 위반했다"며 "엄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FP통신은 가자지구 민방위 당국을 인용해 이번 공습으로 최소 30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으며, 사상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공습 계획을 사전에 통보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군사작전 재개 방침을 백악관에 알렸다"고 전했다. 이번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지난 10일 휴전 합의가 발효된 지 18일 만에 발생했다.

이스라엘은 전날 하마스가 송환한 인질 시신이 생존자 13명 중 한 명이 아닌, 2023년 12월에 숨진 오피르 차르파티의 신체 일부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하마스가 의도적으로 송환을 지연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또 가자지구 내 주둔 자국군이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것 역시 "휴전 합의 위반"으로 간주했다.

반면 하마스는 반박에 나섰다. 하마스 정치국의 수하일 알힌디는 아랍 유력 매체 알자지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우리가 합의를 위반했다는 거짓 비난을 멈추라"며 "우리는 인질 시신을 숨기거나 인도를 지연할 의도가 없으며, 합의를 전적으로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휴전 위기 속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을 사실상 두둔했다. 그는 29일 일본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휴전이 위태로워질 이유는 전혀 없다"고 발언했다. 그는 "저들(하마스)이 이스라엘 군인 한 명을 죽여서 이스라엘이 반격했다"며 "그런 일이 일어나면 반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는 중동 평화에서 매우 작은 일부분일 뿐"이라며 "우리가 해야 한다면 하마스를 아주 쉽게 제거할 수 있고 그러면 하마스가 끝장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미국 의회에서 취재진에 "휴전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사소한 충돌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나 다른 세력이 가자지구 내에서 이스라엘군(IDF)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대응하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휴전이 유지되는 가운데 일부 교전을 사실상 용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인해 최소 18명이 사망했으며, 알시파 병원 인근에도 미사일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악시오스는 이스라엘이 공습 이전부터 백악관과 CIA를 상대로 "하마스가 인질 시신을 돌려주지 않고 기만 행위를 하고 있다"며 군사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하마스의 행동이 "심각한 휴전 위반은 아니지만,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해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이스라엘에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시오스는 또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군과 긴급회의를 열어 "가자지구 내 점령지 확대를 포함한 여러 보복 선택지를 검토했으며, 미국과의 협의 후 공격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유지돼 온 가자지구 휴전은 명목상 유효하지만 이스라엘의 공습 재개로 사실상 파기 직전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들의 외교적 성과로 내세운 휴전을 관리하지 못할 경우, 향후 중동 정책 전반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