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베트남의 두리안 수출이 검사 중단 사태와 공급 과잉 탓에 수출 위기를 맞고 있다. 닥락 지역을 중심으로 2000개 이상의 두리안 컨테이너가 국경과 창고에 묶여 있고, 가격 폭락과 품질 저하로 인한 손실이 수천억동에 달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각) 베트남 청년 신문에 따르면 중부지방 닥락 두리안 협회는 이번 사태가 지난 11일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수출용 두리안의 필수 시험 항목인 노란색 염색염료 ‘오라민 O(Auramine O)’와 카드뮴(cadmium)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해 일부 기관이 샘플 접수를 중단했고 기존 검사의 결과 회신도 지연되면서 안전 인증서 발급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인증이 없으면 통관이 불가능하기에 기업들은 매입을 중단했고, 수확기에 들어선 과수원마다 익은 과일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닥락 에아토 지역의 농민인 찐 반 뚜언씨는 “과수원에 약 20톤의 두리안이 익었지만 판매할 곳이 없다”고 호소했다. 같은 지역의 응우옌 딘 쭝씨 역시 “kg당 8만동(약 4400원)에서 6만동(약 3300원)으로 가격을 낮춰도 상인들이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격은 일주일 새 급락했다. 닥락에서 나는 A급 두리안은 kg당 8만5000~9만2000동이고, △B급은 6만5000~7만2000동 △C급은 3만5000동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전에는 10만동 이상에 거래되던 A급 가격이 20% 넘게 떨어졌는데 일부 지역에서는 상인들이 매입을 포기하며 소비가 완전히 막히는 상황이다.
검사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농가를 넘어 수출 기업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닥락의 한 기업은 “지난 21일부터 검사소가 샘플을 받지 않아 현장 매입을 멈췄다”며 “수많은 컨테이너가 10일 넘게 국경에 묶여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업은 “랑선에서 15일간 출하가 지연되며 두리안이 갈라지고 썩어 수십억동 손실을 봤다”고 전했다.
닥락 두리안 협회는 농업환경부에 긴급 공문을 제출해 검사 재개를 요청했다. 협회는 수출 성수기 동안 수출용 샘플을 우선 처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지역 기관에 임시 검사 권한을 부여해 중앙 시스템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농업환경부는 지난 24일 지정 시험소·전문 기관과 회의를 열었다. 이후 일부 시설이 정체된 샘플에 대한 결과를 회신하기 시작하면서 일부 컨테이너가 해소되고 있지만, 신규 샘플 접수는 여전히 지연되는 모양새다. 황 쭝 농업부 차관은 “인증 검사소를 재검토하고 필요 시 인력을 파견하라”고 지시했고 관련 부서는 중국 측과 협력해 새로운 검사소 승인을 가속화하고 있다.
베트남 과일채소협회 관계자는 “검사 장비의 유지보수는 필수지만 기업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순환 방식의 점검이 필요하다”며 “모든 기관이 동시에 중단되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또 “중추절과 국경절 이후 중국 내 소비 둔화로 재고가 늘어나면서 이번 사태가 중국의 시장 조정과도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베트남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베트남의 두리안 수출액은 약 18억 달러로 집계됐다. 9월 한 달 동안 약 10억 달러 규모의 두리안이 수출되면서 단기간에 물량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9월의 폭발적인 수출 이후 중국 시장이 재고를 소화하기 위해 수입을 늦추고 있어 수요가 일시적으로 위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닥락에는 전국 최대 규모인 3만8800헥타르의 두리안 재배지가 있다. 이 중 2만2000헥타르 이상이 수확 가능한 상태다. 생산량은 40만톤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수확은 앞으로 20~30일간 이어질 예정이다. 닥락 두리안 협회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보관 및 운송 비용 증가로 두리안 산업 전체 가치 사슬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조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