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유럽을 신성장 무대로…美 관세 리스크 피해 EU 공략 가속

  • 관세·물류 리스크 피하고 시장 확대

  • CJ·대상·풀무원·농심 유럽 투자 확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과자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과자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식품업계가 유럽을 '제2의 수출 축'으로 키우기 위해 현지 투자와 유통망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발 통상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유럽에서 K-푸드 수요가 확산되자 기업들이 글로벌 성장 전략의 무게 중심을 유럽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K-푸드의 유럽 수출액은 7억4585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수출 물량도 같은 기간 21만4277t에서 24만4654t으로 확대됐다. 

K-푸드의 유럽 수출은 최근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 5억5099만달에서 이듬해 7억달러를 돌파했고, 2024년에는 8억7000만달러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업계에서는 미국발 통상 불확실성으로 유럽 공략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여전히 K-푸드의 최대 시장이지만 환율과 물류비, 각종 규제 변수에 따른 리스크가 상존해 수출 지역 다변화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식품기업들은 생산 거점 구축과 법인 설립을 중심으로 유럽 사업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에 만두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유럽 내 공급망 확대에 나섰다. 부다페스트 인근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11만5000㎡ 규모 부지를 확보했으며 2026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 이후에는 비비고 만두를 현지 생산해 유럽 전역으로 공급하고, 추후 비비고 치킨 생산라인도 증설할 방침이다.

대상은 유럽 내 김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폴란드 크라쿠프에 150억원을 투입해 11번째 해외 김치공장을 건립 중으로, 내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해당 공장에는 연간 3000톤 이상 생산 체제를 갖춰 유럽 내 김치 공급 거점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생산 인프라 확대와 함께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한 시장 확장 전략도 추진되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 3월부터 유럽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하고 현지 법인 설립에 착수한 상태다. 이미 네덜란드 현지에서 영업사무소를 운영하는 등 사전 준비를 진행 중으로, 이르면 올해 말 법인을 세운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유럽 시장 영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풀무원은 기존 두부 중심 이미지에서 벗어나 유럽 시장에서는 '비건 K-푸드' 브랜드로 자리잡는다는 목표다.

농심은 지난 3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 법인 '농심 유럽 B.V.'를 설립하고, 신라면을 앞세워 프랑스 카르푸 등 대형 유통 채널과 협력 범위를 넓히는 등 유럽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농심은 유럽 매출을 2030년까지 3억달러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양식품 역시 지난해 7월 네덜란드 암스텔벤에 설립한 유럽 법인 '삼양 푸드 유럽 B.V.'를 거점으로 알버트하인(네덜란드), 레베(독일), 테스코(영국) 등 주요 유통 채널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불닭 소스 등 가공식품 판매를 추가해 라면 중심에서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규제 기준이 높은 시장이지만 단일 시장 구조를 갖춰 일정 수준 이상의 경쟁력을 확보하면 확장 속도가 빠른 편"이라며 "앞으로도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려는 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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