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캄보디아 총리에게 스캠 혐의자 송환 협조 사의 표명…"각별한 배려"

양국 정상회담서 "새로운 단계 협력 관계 기대"

훈 마넷 "한국인 대학생 사망 사건 심심한 위로"

"인신매매·마약 등 퇴치 위해 범국가적 TF 출범"

이재명 대통령과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왼쪽)가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스캠(사기) 혐의자 송환에 협조한 것에 사의를 표명했다. 훈마넷 총리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역내 국가 협력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오전(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한 호텔에서 개최된 한·캄보디아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캄보디아와 대한민국은 아주 특별한 관계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교민들에 대한 캄보디아의 각별한 배려에 감사드리면서 한국과 캄보디아가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단계의 협력 관계를 맺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 한국 대표단이 방문했을 때 격의 없이 환대해 주신 점에 대해서 우리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현재 스캠 범죄 때문에 국민들 전체가 매우 예민한 상태인데, 캄보디아 당국이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 각별한 배려를 해 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총리님의 정말 뛰어난 지도력으로 캄보디아가 계속 발전해 나가기를 바라고, 한국과 캄보디아 간에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높은 협력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지금은 다자 회담 중에 잡힌 일정이라 시간이 너무 짧아 정말 아쉬운데, 앞으로 상호 방문도 하고, 또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어 "캄보디아와 대한민국은 역사적 경험이 유사한 점이 많다"며 "한국이 한 발짝 앞서 나가고 있기는 하지만, 캄보디아에도 새로운 모델이 되고, 우리 대한민국도 캄보디아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훈 마넷 총리는 "한국과 캄보디아는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997년 재수교 이후에 많은 관계 발전을 이뤘으며, 작년에는 특히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면서 "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한·캄보디아 관계가 계속 진전돼 왔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화답했다.

또 "캄보디아 내에서 투자자, 관광객으로 한국은 매우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 또한 많은 캄보디아인 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일을 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부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양국 간 인적 관계도 매우 많이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기회를 빌려 대한민국 정부가 캄보디아의 국가 발전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해주시고 있는 데 대해서도 감사드린다. 오랜 기간 코이카와 한국 정부는 캄보디아를 위해 많은 지원을 하고, 좋은 파트너로서 역할을 해주셨다"며 "저희는 캄보디아 내에 있는 많은 투자자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투자자들을 특히 한국에서부터 유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훈 마넷 총리는 "최근에 한국인 대학생 1명이 캄보디아에서 사망하는 불행한 일이 있었다. 이 불행한 사태, 사건에 대해서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며 "그러나 캄보디아의 경찰 당국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즉시 조사하고, 범인들을 체포했다. 그리고 이러한 스캠에 관련돼 있는 인사들을 추적하기 위해서 한국과 함께 공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캄보디아 정부는 인신매매, 마약 등 초국경 범죄를 퇴치하는 데 매우 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그리고 7월 초에는 이러한 초국경 범죄를 잡기 위해서 제가 주재하는 범국가적인 TF를 출범시켰다"고 부연했다. 

이어 "아시다시피 이것은 하나의 국가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역내 문제라 역내 국가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캄보디아뿐만 아니라 인근 국가들도 관련돼 있기 때문에 복잡하다"며 "물론 저는 남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역내적인 성격이 있기 때문에 역내의 국가들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