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계 상장사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상당수 종목이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일부 종목은 실적 악화까지 겹쳐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계 기업 10곳 (이스트아시아홀딩스, 씨엑스아이, 헝셩그룹, 오가닉티코스메틱, 글로벌에스엠, 컬러레이, 로스웰, 크리스탈신소재, GRT, 윙입푸드)의 주가가 모두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상장 중국기업 10개사의 공모가 대비 현 주가는 평균 78.62%가 빠졌다.
중국계 상장기업의 상장폐지도 매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더미동과 골든센츄리가 시세조종 혐의로 상장폐지됐고, 2022년에는 SNK가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2021년 6월과 2020년 5월에는 에스엔씨엔진그룹과 차이나그레이트, 2019년 1월과 2018년 5월에는 차이나하오란과 완리가 차례로 국내 증시에서 퇴출됐다. 중국계 상장사에 대한 불신은 201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상장된 고섬이 1000억원대 분식회계로 2년 만에 상장폐지되면서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본격화됐다.
최근에는 중국 내 IPO 환경이 악화되면서 기업들이 한국 등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딜로이트 차이나에 따르면 중국의 IPO 시장이 지난 2024년 사상 최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도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3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수익성이 낮은 기업의 상장을 억제하고 기존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을 높이기 위해 신규 상장 심사를 강화한 영향이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중국 기업의 실질 사업과 재무 구조를 직접 검증하기 어렵다는 점도 불신을 키우는 요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자금 규모가 한국보다 훨씬 큰데도 이들이 변방에 있는 한국에 상장하는 이유를 보면 중국 내 상장이 어려운 기업일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 상태가 좋지 않아 자국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 한국 시장에 눈을 돌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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