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희토류, 알루미늄, 반도체 등 핵심 부품 공급난으로 잇따라 생산라인 가동을 멈췄다. 단일 원자재가 아닌 3대 핵심 소재가 동시에 흔들리며 업계 전반이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스텔란티스의 지프 SUV를 생산하는 미시간주 공장이 부품 부족으로 조립라인을 중단했으며 다음 달 초까지 생산이 재개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 관계자는 알루미늄 부족이 공장 가동 중단의 직접 원인이라고 밝혔다. 같은 이유로 포드의 공장 3곳에서도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WSJ에 따르면 이 공장의 가동 중단은 내년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포드는 켄터키 트럭공장에서 SUV '익스페디션'과 '링컨 네비게이터' 생산 중단을 오는 26일까지 연장했으며 일부 F 시리즈 슈퍼듀티 트럭 생산도 줄이고 있다.
한편 중국의 희토류 통제 강화와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도 자동차 업계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일부 제조업체들은 미국에서 만든 모터를 중국으로 보내 희토류 자석을 장착한 뒤 다시 들여오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또한 최근 네덜란드 정부가 중국 윙테크 자회사인 반도체 업체 넥스페리아의 경영권을 통제하는 '비상조치'를 단행하면서 반도체 공급 불확실성도 커졌다. 넥스페리아로부터 칩 공급을 보장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자동차업체들도 있다고 WSJ은 전했다.
존 보젤라 자동차혁신연합(AAI) 회장은 "자동차용 반도체 출하가 빠르게 재개되지 않으면 미국과 다른 많은 나라의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빚고 다른 산업에도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미 '트럼프 관세'와 전기차(EV) 전환 부담으로 압박받는 상황에서 이번 공급난이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산업 데이터분석회사 오토포캐스트 솔루션의 샘 피오라니 애널리스트는 팬데믹 당시 반도체 부족 사태 이후 대비책을 마련했지만 이번처럼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발생한 것은 대응이 쉽지 않은 전례가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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