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세 번째 기업공개(IPO) 도전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비트와의 제휴 연장, 역대 최대 실적 달성 등 연이은 호재 속에서 이번에는 코스피 입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중으로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내년 초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3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IPO를 공식화하고 코스피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지난달 국내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하고 심사를 거쳐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상장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번 케이뱅크의 IPO는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계약에 따라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다. 케이뱅크는 FI들과 2026년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해야 하는 계약을 맺고 있어, 이번 시도가 사실상 데드라인을 맞추기 위한 최종 도전인 셈이다. 실패할 경우 FI들이 풋옵션(매도청구권)과 드래그얼롱(동반매각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케이뱅크의 IPO 성공 여부는 ‘몸값’에 대한 FI와의 눈높이 조절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MG새마을금고 등 주요 FI들은 지난해 11월 상장 추진 당시 최소 4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요구하며 상장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앞선 두 차례 상장 시도가 시장 침체와 고평가 논란으로 무산된 만큼, 이번에는 공모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가치를 현실적으로 낮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FI 입장에서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4조원 이하로 밸류에이션을 낮추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어, 시장의 전망은 엇갈린다.
이런 가운데 최근 케이뱅크를 둘러싼 연이은 호재들이 IPO 성공 기대감에 힘을 보태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일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정) 제휴를 내년 10월까지 1년 연장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와 업비트는 2020년 6월 실명계정 제휴를 맺은 이후 5년째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앞서 업비트와의 제휴 종료가 IPO 추진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지만, 이번 연장으로 해당 우려는 일단 해소됐다.
또한, 케이뱅크는 지난해 전년도 순이익(128억원)의 10배에 달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2017년 출범 이후 최고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견조한 실적과 핵심 파트너십 유지는 투자 심리를 회복시키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남아 있다. 케이뱅크의 기업가치 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피어그룹(비교군) 카카오뱅크의 주가 흐름이 부진하다는 점은 부담이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2021년 8월 9만원대에 육박했으나, 최근에는 2만2000원 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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