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M&A' 쌍방울그룹 계열사 디모아, 오션인더블유 품으로

  • 오션인더블유 대표는 '비덴트' 주가조작 전력 원영식씨

디모아 CI 사진디모아
디모아 CI. [사진=디모아]
쌍방울그룹은 1960년대부터 국내 대표 속옷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0년대 들어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이 경영난에 빠진 쌍방울을 인수하고, KH그룹과 전환사채(CB)를 주고받으며 무자본 인수합병(M&A)을 반복해 몸집을 키웠다. 2020년대 들어서는 대북 송금 사건 등 논란과 경영난이 이어지면서 올해 2월 사실상 해체를 선언했고, 산하 회사들은 독립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최근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디모아의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새 주인은 에스제이홀딩스 제1호 투자조합이다. 이 투자조합의 실질적 지배력은 과거 비덴트 주가조작으로 구속됐던 원영식씨다. 전문가들은 "과거 문제가 된 기업이 다시 무자본 M&A 전략을 구사하는 세력으로 넘어간다는 점에서 소액주주와 시장 신뢰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유통·판매 전문기업 디모아는 전일 공시를 통해 16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납입됨과 동시에 최대주주가 에스제이홀딩스 제1호 투자조합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지분 인수 목적은 '경영 참여'로, 이번 거래로 에스제이홀딩스 제1호 투자조합이 사실상 디모아를 지배하게 된다.

같은 날 오션인더블유는 161억원을 에스제이홀딩스 제1호 투자조합에 출자해 100% 지분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쉽게 말해, 오션인더블유가 직접 디모아를 인수하지 않고 투자조합을 활용한 우회 인수 구조를 택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소액주주 입장에서 지배 구조를 투명하게 파악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평가한다.

디모아는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경영컨설팅업, 금융투자업, 전문사모집합투자업, PEF·벤처투자조합·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 사업 목적 추가를 가결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향후 재무적 투자자(FI)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에스제이홀딩스 제1호 투자조합의 최대주주는 오션인더블유다. 오션인더블유의 최대주주는 원성준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이다. 원영식 씨는 오션인더블유의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 '원영식'이라는 이름은 자본시장에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2023년 7월 비덴트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같은 해 12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후 오션인더블유를 통해 자본시장에 복귀해 FI 중심의 투자 활동을 넓히고 있다.

현재 오션인더블유는 아름드리코퍼레이션, 라르고스브릭투자조합, 스마트프라임밸류투자조합, 유에스씨(USC) 등 다수 법인을 활용해 전환사채(CB) 투자, 유상증자 참여, 담보 설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상장사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 디모아 인수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디모아 관계자는 "이번 투자 유치로 디모아는 기존 소프트웨어 사업부의 대대적인 확장을 예상한다"며 "또한 확보된 자금으로 신규 사업 목적이 추가된 금융투자 부문에서 성공적인 투자를 이어온 오션인더블유와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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