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활황에 유찰 아파트에도 58명 몰려...'비규제·한강벨트' 상승세 주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6·27 대출규제 이후 주춤했던 비규제지역 아파트 경매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한강변을 끼고 있는 영등포·성동·동작구 등 '한강벨트' 아파트들의 매각가율(감정가 대비 실제 낙찰 금액의 비율)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28일 경·공매 데이터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5일 영등포구 문래동 '문래모아미래도' 전용면적 84㎡의 경매에 58명이 몰려, 11억6700만원에 매각이 이뤄졌다. 해당 매물은 지난해 1월 처음 경매시장에 나와 두 번 유찰된 후 최저 입찰가가 12억 1000만원에서 7억 7440만원까지 떨어졌다. 그런데 최근 매각가율이 96.45%까지 회복된 것이다. 
 
아파트 경매 낙찰 사례 사진아주경제 DB
아파트 경매 낙찰 사례. [사진=아주경제 DB]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시세 대비 반값의 가격인데다 인근 문래동 4가 재개발이 최근 시공사를 찾는 등 속도를 내고 있어 인기를 예상하긴 했지만 초역세권도, 상급지도 아닌데 58명이 응찰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경매 시장이 활황을 맞으며 유찰됐던 아파트도 입찰가를 줄줄이 회복하고 있다. 지난 9일 진행된 영등포구 '당산래미안1차' 전용 84㎡에는 62명이 입찰표를 던졌다. 이 물건은 한 차례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가 13억원에서 10억4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달 13억5399만원에 최종 낙찰되면서 최초 감정가 대비 매각가율은 104%를 기록했다. 

특히 한강변 단지들은 매각가가 최저 입찰가(감정가)를 뛰어넘으며 경매 시장 활황을 견인하고 있다. 성동구 금호동 대우아파트 전용면적 114㎡  물건은 지난 15일 19억1999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17억2800만원 대비 매각가율은 111%다. 같은 평형대 매물은 8월 말 18억6000만원에 거래된 지 이틀 만인 지난 2일 21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세웠다.
 
한강변 아파트 매각률 사진아주경제 DB
한강변 아파트 매각률. [사진=아주경제 DB]
응봉동의 신동아 아파트 전용 60㎡는 같은 날 8억 5300만원에 낙찰되며 매각가율 108%로 뒤를 쫓았다. 같은 평형 매물은 지난 8월 8억2500만원, 9억1500만원에 매매돼 실거래가에 근접한 수준까지 낙찰가가 상승한 상황이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광진구 자양동 경남아파트 전용 60㎡도 지난 8일 10억1300만원에 팔리며 매각가율 105.6%를 기록했다. 마포구 상수동 래미안밤섬리베뉴2 전용 84㎡는 감정가가 16억8000만원이었지만, 8명이 응찰하면서 18억4850만원에 낙찰돼 110%의 매각가율을 기록했다. 

재건축·재개발 등 호재가 있는 단지도 마찬가지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동작구 사당동 극동아파트 전용 46.8㎡ 물건에는 지난 8월 17명이 몰린 결과 8억 9999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매각가율은 131.77%로 8월 서울 아파트 매각가율 1위를 기록했다.

​​​​​6·27 규제 이후 경매시장은 강남3구에서 영등포·성동·동작 등 비규제 한강벨트로 주도권이 옮겨가고 있다. 성동구의 평균 매각가율은 지난 6월 85.6%에서 8월 116%까지 올랐다. 두 달만에 30.4%포인트(p) 상승했다. 동작구(104.3%→114.4%)와 영등포구(98.3%→102.1%) 등 한강과 인접한 지역도 마찬가지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한강벨트의 경매 열기가 최근 동대문구를 비롯한 강북지역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라며 "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더라도 경매 주택은 거래 허가 대상이 아니고, 주택담보대출을 피하면 실거주 의무도 없어 투자자들의 경매 열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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