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로템이 북미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미국 현지에 철도차량용 전장품(전기·전자 장비) 생산 거점을 마련한다. 미국 첫 생산공장 구축을 통해 안정적인 부품 공급망을 구축하는 한편, 철도 노후화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다.
24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시에서 '현대로템 스마트 일렉트릭 아메리카(HRSEA)' 준공식을 개최했다. 미국 시장에 최초로 설립되는 현대로템 전장품 공장인 HRSEA는 현지 철도 수요 증가에 발맞춰 안정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전초 기지다.
공장 규모는 약 8500㎡(약 2600평)로 철도 주요 전장품인 추진제어장치, 견인전동기, 보조전원장치를 공급하게 된다. 전장품 생산과 시험뿐 아니라 현지 사후 고객서비스(CS) 관리와 신규 전장품 관련 후속 사업까지 함께 진행된다.
미국 연방정부는 인프라나 철도 관련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할 경우 일정 비율 이상의 미국산 자재·부품 사용을 의무화하는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정책을 시행 중이다. 해외 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지 생산 거점 구축이 필수적이다.
현대로템은 HRSEA를 통해 미국 주요 철도 운영기관의 사업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협력업체(VCTech, JKA 등)와 동반 진출해 직접 부품을 생산하는 만큼 더욱 빠르고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로 향후 미국 내 신규 철도 프로젝트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현지인 고용과 생산 교육도 함께 진행해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HRSEA에서 생산될 전장품들은 모두 현대로템의 핵심 기술과 노하우가 집약된 주요 장치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현지화 의지가 드러난다. 추진제어장치와 견인전동기는 철도차량의 추진력과 제동력을 제어해 가감속을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보조전원장치는 각종 서비스 기기에 전력을 전달하는 중요한 장치다.
현대로템은 2028년 LA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전후해 미국에서 대규모 철도 인프라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HRSEA를 중심으로 북미 시장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로템은 지난해 1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교통국(LACMTA)로부터 LA메트로 전동차 사업을 수주했고, 2006년 캘리포니아 2층 객차와 플로리다 2층 객차, 필라델피아 전동차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2008년과 2010년에는 각각 보스턴 2층 객차와 덴버 전동차 사업을, 2019년과 지난해에는 보스턴 2층 객차 추가 사업을 확보하는 등 미국에서 꾸준한 실적을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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