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6일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국가기간전력망법) 시행을 일주일 앞둔 가운데 관련법으로 가속화가 전망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을 놓고 LS전선과 대한전선의 수주 쟁탈전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정부가 국정과제로 선정한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전남, 전북 등 서남권에서 생산한 전력을 초고압직류송전(HVDC)망을 통해 수도권과 전국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프로젝트이다. 사업비만 약 11조 원으로 오는 2030년까지 서해 밑에 총 1070㎞ HVDC를 설치 완공을 목표로 하는 대형 국책 사업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사업 수주 경쟁은 LS전선과 대한전선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사업 규모가 큰 만큼, 두 기업 모두 기술력과 시공 능력 등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LS전선은 '글로벌 경험'을 앞세워 경쟁력 강화에 공들이고 있다. LS전선은 올해에만 총 3400억원 규모의 싱가포르 HVDC 사업과 1400억원 대만의 해상풍력단지 사업 계약을 이뤄냈다. 특히 대만 프로젝트의 경우 2019년 첫 대만 시장 진입 이후 10회 연속 현지 사업을 따내며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말에는 네덜란드 국영전력회사 테네트로부터 5억 9982만 유로(약 9073억원) 초대형 HVDC 케이블 계약을 이뤄내기도 했다.
LS전선 관계자는 "해외 사업 수주 사례만 보더라도 타 기업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걸 인정받고 있는 셈"이라며 국내 사업 수주에 자신감을 보였다.
여기에 더해 계열사인 LS마린솔루션은 시공 능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3월 해저케이블 저장 장비인 캐러셀(Carousel) 용량을 2배로 확장해 시공 효율성을 크게 개선했다. 캐러셀은 한 번에 운반 및 설치할 수 있는 케이블 양을 결정하는 핵심 장비로, 적재량에 따라 사업 진행 속도가 좌우된다.
반면 대한전선은 생산능력(캐파) 확대를 통해서 사업 안정성을 내비치고 있다.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오는 25일 충남 당진 해저케이블 2공장이 1단계 공사에 착수한다.
대한전선은 당진 신공장을 중심으로 풀턴키(Full Turn-Key)로 재편해 국내외 프로젝트를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풀턴키는 초고압 전력망의 설계부터 생산, 포설, 시험까지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방식이다. 책임 소재가 일원화되고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난 7월 시공 기업 '오션씨엔아이'를 인수한 것도 턴키 경쟁력을 보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 된다. 약 500억원을 투자해 확보한 해상풍력 전용 케이블 부설선(CLV) '팔로스호'도 시공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기업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잇따른 기업 투자로 시공 역량을 고도화하여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핵심 역할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