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화전자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에서 이 같은 성과를 비공식적으로 공개했다. IR 행사에 참석한 기관투자자들은 글로벌 고객사를 테슬라로 추정하고 있다.
삼화전자가 글로벌 고객사와 협력 중인 품목은 △무선충전용 페라이트 코어 △고속충전용 페라이트 코어 △로보택시용 고주파 페라이트 코어 등 3가지다. 이 가운데 무선충전용 페라이트 코어는 향후 5년간 약 300억원 규모로 단일 품목 매출만으로도 지난해 전체 매출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번 수주 규모는 해당 고객사가 운영 중인 충전기 약 5000대에 들어갈 부품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라이트 코어의 평균판매단가(ASP)는 약 12만원으로 충전기 1대당 50개가 투입된다고 가정하면 300억원에 달한다. 특히 테슬라와 같은 글로벌 전기차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데스티네이션 차저'(목적지 충전기) 약 4만대, '슈퍼차저'(급속 충전기) 7000대 이상을 운영하고 있어 향후 확장성도 크다.
이번 성과에는 미·중 무역 갈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중국이 희토류 자원 수출을 제한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은 기존 희토류 자석을 페라이트 소재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화전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페라이트 코어를 소재 개발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자체 라인에서 양산할 수 있다.
이런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삼화전자 주가는 9월 초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1일 종가 3375원에서 9일에는 4660원까지 오르며 7거래일 만에 약 38% 상승했다. 이후 일부 조정이 있었지만 현재 주가는 3850원대를 유지 중이다. 투자자들은 삼화전자의 페라이트 기술이 희토류 대체재로 부각돼 향후 자율주행차와 무선충전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삼화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고객사와 협의해) 무선충전용 코어는 양산 설계와 샘플 테스트를 완료했고 고속충전용 코어도 마찬가지로 준비가 끝났다"며 "다만 로보택시용 고주파 코어는 아직 설계와 사양 검토 단계여서 양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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