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노동통계국 비판 보고서 공개 준비"...해고 명분 악용 우려

  • "보고서가 노동통계국 인사를 해임하는 데 이용될 수도"

EJ 앤토니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장 지명자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계정 캡처
E.J. 앤토니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장 지명자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계정 캡처]

미국 백악관이 노동부 노동통계국(BIS)의 고용 통계 산출 방식 문제를 지적하는 보고서를 공개할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CEA)가 작성한 이 보고서를 몇 주 안에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고용 통계 수정 사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1일 노동통계국은 7월 비농업 취업자수가 전월 대비 7만3000명 늘었다고 발표하면서 5월과 6월 증가폭을 각각 14만4000명에서 1만9000명으로, 6월 취업자 증가 수는 14만7000명에서 1만 4000명으로 각각 대폭 수정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중요한 숫자는 공정하고 정확해야 하며 정치적 목적으로 조작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며 전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정무직인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통계국장을 해임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E.J. 앤토니를 후임 국장으로 지명했다. 앤토니 지명자는 연방 상원의 인준 절차를 앞두고 있다.
 
보고서 공개 소식에 일부 경제학자들은 우려를 표했다고 WSJ는 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노동통계국장을 지낸 에리카 그로셴은 "이것(보고서)이 일종의 무기화가 될까 두렵다"며 노동통계국 다른 관계자들을 해임하는 구실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는 WSJ에 보낸 성명에서 "공식 통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금융 시장과 미국 경제는 변동성 확대, 기업 투자 감소, 차입 비용 증가, 성장 둔화 등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보고서가 특정 인사 퇴출을 겨냥했다는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부 경제 통계를 모니터링하고 문서화하는 것"이라며 "지도부를 축출하려 한다는 것은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미국 고용 둔화 흐름 속에서 불거졌다. 지난 5일 노동통계국은 8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가 전월 대비 2만2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만5000명)를 크게 밑돈 수치였다.
 
또한 6월 취업자 수는 '2만 7000명 증가'에서 '1만 3000명 감소'로 하향 조정됐고, 7월 취업자 수는 '7만 3000명 증가'에서 '7만 9000명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취업자 수 감소는 2020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그간 양호하던 미국 고용 지표가 석 달 연속 급격한 둔화세를 드러낸 것이다.
 
앞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8월 고용 통계 발표 전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대통령을 반대하는 소음을 내려는 사람들이 제거될 것이기에 데이터들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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