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9일(현지시간) 가자시티에서 전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살람타워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인구 밀집지 가자시티에 대한 지상전 초읽기에 돌입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X(옛 트위터)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패퇴시키기 위해 가자시티에서 더 큰 무력으로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며 “주민들은 즉시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테러를 저지른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시티 주민 전체에 대해 대피를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를 대상으로 제한적인 작전을 전개했지만 전면적인 점령은 시도하지 않았다.
하마스의 마지막 거점인 가자시티에는 현재 약 100만명의 주민이 머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은 이미 가자지구의 75%를 장악한 상태다. 이스라엘은 가자시티에 대한 지상전 돌입에 앞서 하마스에 무조건적인 항복과 인질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군사시설로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가자시티의 고층 건물을 폭격하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가자시티의 고층 건물 30채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무장 해제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하마스를 완전히 패퇴시키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하마스도 독립 국가가 수립되지 않은 한 무장해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0일 가자시티 장악을 위한 ‘기드온의 전차 2단계’ 작전을 개시했다. 이후 가자시티 외곽 지역을 장악하고 공습을 이어가며 본격적인 지상군 투입을 준비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모두가 인질이 돌아오고 전쟁도 끝나기를 원한다”며 “이스라엘은 내 휴전 조건을 수락했다. 이제 하마스가 수락할 때”라고 압박했다.
이어 “하마스가 이를 수락하지 않을 경우 어떤 결과가 빚어질지 모른다”며 “이번이 마지막 경고다. 다음은 없다”고 덧붙였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하마스가 휴전 첫날에 이스라엘 인질 48명을 전원 석방하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 2500~3000명을 석방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휴전이 선언되면 하마스의 무장해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완전 철군 등 종전 조건을 논의하는 협상이 곧바로 시작된다.
인질 석방을 우선시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제안은 휴전 협상이 타결된 이후에야 인질 석방이 가능하다는 하마스의 기존 입장과는 맞부딪힌다. 또 즉각적인 공격 중단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와도 거리가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군사적 해결에 대한 묵인을 넘어 이를 위한 명분을 제공하기 위해 하마스가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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