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쇼핑업계가 해외에서 현지 명품을 소개하는 모바일 라이브커머스(라방)을 확대하고 있다. TV 시청자 감소와 온라인 소비 확산에 따른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올해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엘라이브'의 해외 직접구매 방송 횟수를 전년보다 3배 이상 늘렸다. 생방송 특가 할인·무료배송 등 고객 혜택도 강화했다. 지난달 25~29일엔 미국·프랑스·일본·뉴질랜드·이탈리아 등 5개국 현지에서 릴레이 생방송을 하기도 했다.
모바일 해외 라방 확대는 높은 고객 호응에 따른 것이다. 지난 7월 일본 오사카 현지에서 '이세이미야케'·'꼼데가르송' 등 현지 디자이너 브랜드 30여종을 선보인 방송엔 시청자 1만명이 몰렸다. 엘라이브의 올해 1~8월 해외 라방 누적 조회 수는 100만회를 돌파했다. 방송당 평균 조회 수는 일반 방송보다 최대 10배에 달한다.
번역·통관 등 직구에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층을 목표로 차별화 상품과 혜택을 내놓은 결과다. 이는 실적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올해 2분기 해외 직구 주문 금액은 1분기보다 40%가량 신장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현재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5개국에서 운영 중인 엘라이브 방송 국가를 향후 홍콩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해외 직구 방송에 뛰어든 현대홈쇼핑도 관련 사업을 강화 중이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8월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글로벌 쇼라 직구'를 선보였다.
쇼라 직구는 MZ세대를 주 타깃으로,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게 특징이다. 지난 8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이탈리아 현지 매장과 쇼룸에서 진행하는 6편의 모바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탈리아 가방 브랜드 '지아니 끼아리니'·'볼드리니' 등을 판매한다. 가격도 현지 매장보다 30% 저렴하다.
실적 오름세에 고무된 현대홈쇼핑은 월 1회 송출하던 글로벌 쇼라 직구를 최근 주 2회로 정규 편성했다. 희소성과 가격 혜택 등에 힘입어 올해 기준 글로벌 쇼라 직구 생방송의 회차당 매출은 지난해보다 30% 넘게 뛴 영향이다. 나아가 주 3회 편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 현지 식재료 등으로 방송 제품을 다양화하고, 일본 프리미엄 백화점인 한큐백화점과 협업 방송도 진행할 계획이다.
모바일을 이용한 직구 방송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TV 시청자 감소 등에 따른 실적 부진을 회복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어서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 법인의 지난해 방송 매출액은 2조6428억원으로 전년보다 3.2% 감소하며, 2012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상황도 다르지 않다. 롯데홈쇼핑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2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4.8% 감소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 홈쇼핑을 이용한 해외 직구는 다른 유통망보다 이용이 편하고, 비용 부담도 적다"며 "국내 쇼핑의 절반이 온라인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홈쇼핑의 해외 직구 편성은 향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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