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은 오는 3일 ‘항일 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즘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열병식에서 최첨단 신식 무기를 대거 앞세운 군사 '쇼케이스'를 선보이며 자신들의 국력과 군사력을 대내외에 과시할 전망이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취임 이후 2015년 전승절 70주년 열병식, 2019년 신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 이어 세 번째 열리는 이번 열병식은 인민해방군 건군 100주년을 앞두고 열리는 만큼 인공지능(AI), 로봇, 무인시스템, 우주 항공 사이버 전력 등 미래형 무기가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고됐다.
8년 전 시진핑 주석은 인민해방군 창건 100주년인 2027년까지 중국군의 전투력을 세계 일류 수준으로 현대화해서, 신중국 건설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세계 일류 군대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이번 열병식은 사실상 중국 국방 현대화의 최종 점검 무대이자 세계 일류 군대로 발돋움하기 위한 중간점검 평가 자리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20일 열린 열병식 기자회견에서 우쩌커 중국 군사위원회 합동참모부 작전국 부국장은 "극초음속, 방공, 대미사일, 전략미사일 등 첨단 장비가 모두 전시될 예정”이라며 “비교적 높은 수준의 정보화와 지능화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재 운용 중인 국산 시스템에서 선정한 것으로, 상당수가 처음 등장하는 것”이며 "미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강력한 역량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이날 열병식에 등장하는 최신식 무기가 실전 배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지난달 세 차례 열린 열병식 리허설에서는 초대형 무인 잠수정을 비롯한 각종 최신식 무기가 노출됐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특히 중국은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무기를 통해 전략적 위협을 강조하며 억지력을 과시할 것이란 관측이다.
대표적으로 최신식 초대형 무인 잠수정으로 추정되는 ‘AJX-002′가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적군 잠수함 추적과 공격 능력을 갖추고, 유사시 미국 해군의 접근을 저지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개발 중인 수중 드론 '포세이돈'과 유사하며 핵무기의 탑재 가능성까지 나온다.
2021년 주하이 에어쇼에서 공개된 중국 스텔스형 공격 드론 페이훙(FH-97)도 선보일 예정이다. 무인·소형화·지능형·스텔스 기능을 갖췄으며, 유인 전투기와 함께 공중전을 펼칠 수 있도록 설계한 '충성스러운 조종사'로 불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FH-97이 열병식에 등장한다면, 중국이 미국보다 먼저 AI 전투기 실전 배치를 공식화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으로 하는 둥펑(DF) 계열 미사일도 대거 공개된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DF)-41이 대표적이다. 최대 10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으며, 사거리가 최대 1만4000㎞에 달해 미국 수도 워싱턴을 포함해 지구상 거의 모든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괌 킬러'로 불리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둥펑-26의 개량형인 둥펑-26D도 처음 공개된다. 2015년 열병식에서 첫선을 보인 둥펑-26에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한 모델로 최대 사거리가 5000km에 달한다.
중국이 개발 중인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J)-35'의 모습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 국제항공우주박람회에서 처음 공개된 J-35는 미국의 F-35·22의 대항마로, 차세대 항공모함 함재기다.
이번 열병식은 3일 오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26개국 각국 정상과 귀빈들이 천안문 망루에 올라 지켜보는 가운데 70분간 진행된다. 시진핑 주석의 연설 후에, 45개 편대로 나뉜 인민해방군 수만 명과 무기들이 천안문 광장을 통과하고,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는 시 주석이 군을 사열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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