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글로벌 공급망 인사이트] 호주와의 핵심광물 협력, 한국 첨단산업 도약의 열쇠

박창은 코트라 시드니무역관장

호주는 세계적인 핵심광물 부국이다. 1906년 서호주 그린버시스 광산에서 리튬이 최초로 식별된 이후 1983년 본격적인 리튬 광산 운영이 시작됐다. 1954년에는 캠벌다 지역에서 우라늄 탐사 과정 중 니켈 광산이 발견됐으며, 1967년 캠벌다 니켈 광산이 정식 개장하면서 호주는 주요 광물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호주 지질과학청에 따르면 2024년 호주의 리튬 매장량은 세계 2위, 니켈 2위, 코발트 2위, 희토류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자원 강국이던 호주는 안정적인 제도와 체계적인 생산 인프라를 기반으로 핵심광물에서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BHP 그룹, 리오 틴토(Rio Tinto) 등 글로벌 기업들이 호주 현지에서 생산을 확대하는 이유다. 세계는 배터리, AI 등 첨단산업의 우위를 선점하고자 핵심광물 확보를 위해 각축 중이다. 호주와의 핵심광물 협력은 우리나라의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필수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주는 2023년 ‘2023~2030 핵심광물 전략’을 발표했다. 단순한 자원 수출을 넘어 자국 내 정제·가공 산업을 육성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성장 전략이다. 2024년 5월에는 ‘A Future made in Australia’ 정책을 통해 향후 10년간 227억 호주달러 규모의 핵심광물 가공 및 첨단 제조업 육성 계획을 제시했다.

올해도 정책 추진은 이어졌다. 2월 호주 의회는 2040년까지 핵심광물 정제 및 가공 비용의 10%를 환급하는 70억 호주달러 규모의 세액공제 제도를 통과시켰다. 4월에는 민간과 협력해 핵심광물을 비축하고 일정량을 사전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핵심광물 전략 비축 제도’를 도입했다. 비축된 핵심광물은 주로 희토류를 중심으로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고, 호주 산업계와 국제 협력국에 제공될 예정이다.

국제 협력에서도 호주는 적극적이다. 2022년 미국이 주도한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에 참여했고, 지난 6월 제정된 G7 핵심광물 액션플랜에도 공식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올해 7월 1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쿼드(Quad) 외교장관 회의에서는 호주, 미국, 일본, 인도가 '쿼드 핵심광물 이니셔티브'를 공식 출범시켰다. 네 나라가 리튬, 코발트, 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채굴부터 가공, 재활용까지 전체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재고 물량을 공유하며 민간 투자를 유도하기로 한 것이다.

호주의 핵심광물 정책은 정제·가공 산업 육성과 국제 파트너십 강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호주와 우리나라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협력을 다각도로 전개하고 있다. 첫째, 정부·공공 차원의 협력이다. 양국 정상은 에너지·광물 협력 강화를 합의했으며, 한국 핵심광물 투자위원회는 호주와의 협력을 적극 추진 중이다. KOTRA는 호주무역투자대표부(Austrade)와 핵심광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정례회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둘째, 민간투자 확대다. 호주 국민연금은 한국 기업과 공동으로 핵심광물 개발사업을 검토하고 있으며, 호주 기업들은 한국 내 희토류 합금공장과 수산화리튬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셋째, 다자 협력이다. 한국은 MSP 의장국으로서 핵심광물 공동 금융 조달을 주도하며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호주의 핵심광물 전략과 우리나라와의 협력은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배터리, 반도체, 인공지능, 방위산업 등 미래 첨단산업의 경쟁력은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에 달려 있다. 호주와의 핵심광물 파트너십은 한국이 첨단산업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든든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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