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병원 공습에 언론인 등 20명 사망…WHO "범죄 규탄"

  • 네타냐후 "비극적 사고 유감…군당국, 철저히 조사 중"

  • 이스라엘군 "하마스, 민간시설 방패막이로 삼고 있어"

2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로이터통신 소속 팔레스타인 사진기자 후삼 알 마스리의 장례식에서 한 기자가 그의 피로 물든 카메라를 들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로이터통신 소속 팔레스타인 사진기자 호삼 알마스리의 장례식에서 한 기자가 알마스리의 피로 물든 카메라를 들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병원을 공습해 언론인을 포함해 20명이 숨졌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지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통해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병원 등 민간 시설을 의도적으로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며 이번 공격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을 공격했다.
 
초기 공격으로 로이터의 호삼 알마스리가 사망했으며 이스라엘이 같은 장소에 대해 두 번째 공격을 가하면서 현장으로 달려와 구조활동을 하던 구조대원들과 의료진, 기자들이 숨졌다.
 
알마스리 외에도 알자지라 소속 무함마드 살라마, AP통신과 협업하던 프리랜서 기자 마리암 아부 다카, 프리랜서 기자인 모아즈 아부 타하, 아메드 아부 아지즈 등이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로이터 사진기자 하템 칼레드도 부상을 입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 점령군이 가자 남부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공립병원을 직접 타격한 극악무도한 범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번 일과 관련해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최소 20명이 사망했다는 보고를 들었고, 부상자 50명 중에는 치료 중이던 중증 환자도 포함됐다고 한다”고 적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이미 제한적인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반복적인 공격으로 더 악화하고 있다”며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 지금 당장 휴전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 가자지구 등에서 활동하는 기자를 위한 외신기자협회(FPA)는 성명을 내고 “아무 경고도 없이 공습이 이뤄졌다”며 “이스라엘은 언론인을 표적으로 삼는 혐오스러운 행태를 당장 중단하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이번 공습에 대한 질문을 받자 “기분이 좋지 않다. 보고 싶지 않다”며 “이와 동시에 우리는 모든 악몽을 끝내야만 한다”고 답했다.
 
질타가 이어지자 네타냐후 총리는 유감 성명을 내놨다. 그는 “이스라엘은 오늘 가자지구 나세르병원에서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한 것을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군 당국이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의 전쟁은 하마스 테러리스트에 대한 것”이라며 “우리의 정당한 목표는 하마스를 격퇴하고 인질들을 귀환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피 데프린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군은 칸유니스의 나세르병원 일대를 공습했으며, 언론인을 포함한 민간인에게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도를 접했다”며 “이스라엘군은 고의로 민간인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은 병원 등 민간 시설을 의도적으로 방패막이로 삼고 있으며, 나세르병원에서 작전을 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데프린 대변인은 “(표적과) 관계없는 개인에게 피해가 발생한 것에 유감”이라며 “필요한 모든 예방 조치를 취하며 하마스와 전투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스라엘은 외신 취재진의 가자지구 출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현지의 팔레스타인 기자들이 서방 매체에 고용돼 활동하거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소식을 알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현지 언론인이 하마스 등에 연루됐다고 의심한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래로 이스라엘 군사작전에 총 6만2744명이 숨지고 15만8259명이 다쳤다고 이날 집계했다.
 
지난 하루 동안 기아와 영양실조로 인한 사망자가 11명 늘어나 총 300명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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