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가 오는 9월 14일부터 19일까지 해운대 벡스코에서 ‘제22회 국제탄화규소학술대회(ICSCRM 2025)’를 개최한다.
1987년 미국에서 시작된 이 대회는 전 세계 전력반도체 분야 연구자와 기업이 집결하는 최대 규모의 학술행사로, 일본·미국·유럽 이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부산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40여 개국 2천여 명의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석해 탄화규소(SiC) 분야의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 연구 주제는 △재료 △결함 및 특성 △소자 설계·공정 △패키징 △응용 △신뢰성 등으로, SiC의 전 주기 기술을 망라한다.
또 삼성전자, 인피니온(독일), 울프스피드(미국), 아이큐랩(부산) 등 세계 150여 개 기업이 227개 전시 부스를 운영해 기술과 제품을 직접 선보인다.
행사 일정도 다채롭다. 개막식과 기조 강연, 튜토리얼 세션, 구두·포스터 발표, 전시회, 갈라디너가 이어지며, 오하이오주립대 아난트 아가왈 교수, 일본 전력중앙연구소 츠치다 히데카즈 박사, 프랑스 CEA 필리프 고디뇽 박사 등 세계 석학들이 기조 강연자로 나선다.
특히 9월 17일에는 부산 전력반도체 선도기업 '아이큐랩'의 본사 및 생산공장 준공식이 개최돼 학술·산업·지자체 협력이 한자리에서 구현되는 장면이 연출될 예정이다.
부산시는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 기술협력 확대 △투자 교류 활성화 △해외 홍보 강화라는 세 가지 실질적 성과를 노리고 있다.
특히 전력반도체는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산업 전반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만큼, 이번 행사를 계기로 부산이 ‘글로벌 전력반도체 허브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전략적 의미가 크다.
실제로 탄화규소(SiC) 기반 전력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전력 효율이 5배 이상 높고 발열이 적어, 고효율 전력변환이 필요한 차세대 산업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 규모도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산업 경쟁력 확보 여부가 지역과 국가 경제에 직결된다.
부산이 개최지로 확정된 배경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22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19회 대회에서 부산이 최종 개최지로 확정됐는데, 이는 부산시가 오랫동안 전력반도체 산업 육성을 전략적으로 추진해온 성과라는 평가다.
부산은 이미 전력반도체 특화 기업을 유치하고 연구개발 지원을 강화해왔으며, 아이큐랩 같은 지역 선도기업이 성장 기반을 마련하면서 글로벌 학술대회 유치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ICSCRM 2025 부산 개최는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부산의 기술과 산업 역량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기업 유치, 연구개발 지원, 인재 양성을 통해 부산을 세계 전력반도체 생태계의 중심지로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가 부산의 산업 전략과 직결된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