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국 칩 판매수익 15% 美정부 양도…"트럼프가 직접 협상"

  • SCMP "트럼프, 애초 20% 요구했다가 협상 통해 15%로 조정"

엔비디아 로고 사진AFP·연합뉴스
엔비디아 로고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AMD가 대(對)중국 반도체 칩 판매 허가를 받는 조건으로 매출의 15%를 미 연방정부에 이전하기로 한 합의의 배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와 직접 협상해 AI용 반도체 ‘H20’ 칩의 중국 판매를 허용하는 대신 매출 15%를 정부에 지급하도록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 20%를 요구했으나, 황 CEO와의 협상 끝에 15%로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AMD도 엔비디아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MI308 칩의 대중 판매수익 15% 이전 협상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도 그와 관련해 AMD가 논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SCMP에 “가속 컴퓨팅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 규정 범위에서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전 세계 시장 참여를 위해 미 정부가 정한 규칙을 따른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리스토퍼 파딜라 전 미 상무부 차관(현 브런즈윅그룹 수석고문)은 엔비디아와 AMD의 판매수익 15%에 대한 미 정부 이전 계약에 대해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수출 통제는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한 것이지 정부 수입을 늘리려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냉전 이후 미 정부의 수출 통제 조치가 사용된 80년 동안 국가안보를 위해 통제하는 품목을 수출하려고 정부에 라이선스(허가) 비용을 지불한 사례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영문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접근 방식이야말로 오로지 미국의 이익만을 위한 것으로 자유무역의 핵심 원칙을 훼손할 뿐더러 정부와 기업 간 전통적 관계의 균형을 깨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엔비디아는 바이든 행정부의 고성능 AI 반도체 대중국 수출 금지 이후 성능을 낮춘 H20 칩을 제작해 중국에 판매했으나 지난해 말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불허했다. 하지만 중국이 지난 4월 희토류 17종 중 7종의 대미 수출을 제한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초 H20 수출을 승인했다.
 
H20은 중국 시장 전용 제품으로 다른 국가로의 판매가 불가능하며,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공개한 추론형 AI 모델에도 사용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불허로 엔비디아는 약 55억 달러(약 7조65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져 이번 매출 15% 이전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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