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양보 부족으로 미국과 무역협상 좌초…트럼프는 격노"

  • 美 폴리티코 "'자국 관세 0%' 인니 등과 대조"

  • "'강한 리더' 자처 모디, 트럼프와 직접 소통 회피"

지난 2월 1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만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지난 2월 1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만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가 9일(현지시간) 미국-인도 무역 협상 파탄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미국산 상품에 대한 자국 관세율을 0으로 낮춘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인도의 양보 수준이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달까지만 해도 인도는 미국과 무역 협상에서 합의에 근접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종 승인만 기다리고 있다고 믿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중순 "우리는 인도와 매우 가깝다"고 말했으나 이후 양국 협상은 급속히 교착 상태에 빠졌다.

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인도는 미국산 상품에 대한 자국 무역 장벽을 상당 부분 낮추겠다고 제안했지만, 전부 없애겠다고 하지는 않았다.

문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같은 다른 나라들이 자국 관세율을 상당 부분 0%로 낮추는 협상안을 제시하면서 인도와 비교됐다는 점이다.

행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나라의 (대미 관세율) 수치를 0이거나 0에 가깝게 끌어내릴 수 있었다"면서 "그래서 그가 인도의 제안을 살펴봤을 때 완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협상팀이 깨달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이나 통화를 통해 직접 소통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인도 국민들은 그동안 '브로맨스'로 불릴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웠던 모디 총리가 그와 직접 대화한다면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공개적으로 질책당하는 상황을 피했기 때문에 직접 대화가 없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양국 협력 민간단체 '미국-인도 전략 파트너십 포럼'의 무케시 아기 회장은 "모디 총리는 자신을 강력한 지도자로 여겼다"면서 "강력한 지도자를 자처하면 다른 나라 지도자에게 질책받고 싶지 않고, 질책받으면 반격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모디 총리는 그런 입장이 되고 싶지 않았을 것이고, 그 때문에 통화를 피한 것"이라고 관측했다.

결국 이런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히 격노했고, 양국 협상은 파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아기 회장은 "25년간 쌓아온 관계 구축 노력이 25시간 만에 물거품이 된 것 같다"면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이 상황을 막아야 한다. 미국-인도 관계는 양국 모두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모디 총리를 직접 비판하지 않고 자기 친구라고 항상 말했다면서 "내 생각에 이는 소통 창구를 계속 열어놓기 위해 의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에 대응해 21일 후 인도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7일부터 인도에 25%의 국가별 관세(상호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27일자로 미국의 대(對)인도 관세율은 50%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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