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군사패권' 이스라엘…미국도 슬슬 관리 어려워지나

백악관서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백악관에서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군사적 패권국으로 부상하면서 미국과의 관계에 긴장이 흐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이스라엘의 시리아와 가자지구 공습에 강한 불만을 표하며, 그간의 일방적 지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최근 일련의 공격이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다마스쿠스 인근 국방부 건물과 가자지구의 유일한 가톨릭 성당인 성가족성당을 폭격한 데 대해 네타냐후 총리에게 직접 전화해 실망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자 성당 공습으로 3명이 숨지자, 이례적으로 이스라엘군과 외무부가 사과 입장을 밝히며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1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두 공격 모두에 당황했고, 즉시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이스라엘의 군사적 우위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중동 특사였던 아모스 호흐슈타인은 "이스라엘은 현재 중동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 패권국으로, 가자지구를 비롯한 지역에서 전쟁을 장기화할 여건이 마련됐다"며 "이는 미국이나 이스라엘 모두에 반드시 좋은 소식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지난달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에 동참한 이후, 이스라엘이 보다 대담한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전 이스라엘주재 미국대사 댄 샤피로는 "가자와 레바논에 대한 공격은 승인하면서 시리아와 가자 성당 공습에는 경고를 보내는 미국의 이중 메시지가 이스라엘 측의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이라며, 이러한 혼선이 양국 간 마찰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의 복잡한 정치 지형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내부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지지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네타냐후가 미국을 중동 전쟁의 수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며, 해외 전쟁 개입을 줄이겠다는 트럼프의 공약과 배치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WSJ는 "미국과 이스라엘 간에 미묘한 균열이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양국의 외교와 중동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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