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호텔 in] 100년 역사 '더 뉴요커 호텔'에 '롯데호텔' 브랜드 더하다

  • 프랜차이즈 계약 후 새 간판 걸어

  • '롯데호텔' 브랜드·운영역량 인정

더 뉴요커 호텔 바이 롯데호텔 전경 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더 뉴요커 호텔 바이 롯데호텔 전경 [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미국 뉴욕 맨해튼의 심장부, 사람과 자동차가 끊임없이 오가는 8번가와 34번가 교차점에 위치한 '더 뉴요커 호텔(The New Yorker Hotel)' 건물 위에 최근 '롯데호텔(LOTTE HOTELS)' 간판이 걸렸다. 1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뉴요커들의 일상을 지켜온 이 상징적인 호텔이 롯데호텔의 새로운 프랜차이즈 파트너가 된 것이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이달 초 맨해튼 중심부에 위치한 ‘더 뉴요커 호텔’을 ‘더 뉴요커 호텔 바이 롯데호텔(THE NEW YORKER HOTEL BY LOTTE HOTELS)’로 새롭게 선보였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호텔 인수나 위탁 운영이 아니라, 롯데호텔 브랜드를 내세운 첫 프랜차이즈 계약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국내외를 통틀어 롯데호텔이 이러한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호텔이 브랜드와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고, 현지 소유주가 이를 기반으로 호텔을 직접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는 롯데호텔이 브랜드 신뢰도와 운영 역량을 국제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 인정받았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더 뉴요커 호텔 바이 롯데호텔 야경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더 뉴요커 호텔 바이 롯데호텔 야경[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더 뉴요커 호텔’은 1930년 개관 이후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이어온 뉴욕의 대표 랜드마크다. 타임스퀘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펜스테이션 등과 가까워 비즈니스와 관광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최적의 입지에 자리 잡고 있다.

1050여 객실과 5개 연회장, 3개 레스토랑, 피트니스 센터를 갖춘 대규모 시설로, 최근까지 세계적 체인 ‘윈덤’ 계열 프랜차이즈로 운영돼 왔다.

이 상징적인 호텔이 롯데호텔 브랜드를 달게 된 배경에는 롯데호텔의 글로벌 운영 경험과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쌓아온 입지가 주효했다.
 
롯데 뉴욕 팰리스 호텔 객실 전경 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롯데 뉴욕 팰리스 호텔 객실 전경 [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롯데호텔의 미국 진출은 2014년 괌에서 시작됐다. 이듬해인 2015년, 뉴욕의 전통 깊은 호텔 ‘롯데뉴욕팰리스’를 인수하며 본격화됐다.

뉴욕팰리스는 130년 역사를 지닌 대표적인 고급 호텔로, 정상회담 등 국제 행사가 열리는 장소로 활용돼 왔다. ‘뉴욕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텔’로 불리며, 인수 이후 롯데호텔의 미국 내 입지를 알리는 상징적 거점이 됐다.

이후 롯데호텔은 2020년 시애틀, 2024년 ‘L7 시카고 바이 롯데’를 잇달아 개관하며 미국 내 거점을 확대했다. 이번 ‘더 뉴요커 호텔’까지 포함하면, 롯데호텔이 운영하는 미국 내 호텔은 총 4곳으로 늘어난다.

특히 이번 프랜차이즈 전환은 단순한 운영망 확대를 넘어 ‘롯데호텔’이라는 브랜드 자체를 현지 시장에 확산시키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이전 전략보다 한 단계 진전된 시도로 평가된다.
 
롯데호텔 괌 수영장 전경 사진기수정 기자
롯데호텔 괌 수영장 전경 [사진=기수정 기자]

호텔 산업은 단순한 숙박을 넘어 브랜드 파워가 수익 구조를 좌우하는 고부가가치 시장이다. ‘하얏트’, ‘힐튼’, ‘메리어트’ 같은 글로벌 체인들은 프랜차이즈와 소프트브랜드 전략으로 전 세계 수백 개 호텔을 연결하고 있다.

롯데호텔이 뉴욕 맨해튼이라는 치열한 시장 한가운데서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첫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의미가 있다. 호텔의 운영 주체는 그대로지만, ‘롯데’라는 이름만으로 브랜드 가치와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구축했다는 점에서다.

롯데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이번 ‘더 뉴요커 호텔’은 그동안 축적해 온 브랜드 자산과 서비스 역량이 인정받은 결과”라며 “뉴욕을 시작으로 주요 도시로 확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더 뉴요커 호텔’ 프랜차이즈 전환은 향후 호텔업계에서도 주목할 만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운영 능력과 수익률은 유지하면서도 리스크는 줄이고, 브랜드만으로 가치를 전하는 방식은 국내 호텔업계에선 아직 드물다.

‘브랜드를 파는 호텔’로의 진화. 롯데호텔은 이제 단순한 공간 사업자가 아니라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브랜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사례가 국내 호텔업계 전반의 비즈니스 모델 다변화 논의에도 불씨를 지필 수 있을지 주목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