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자동차’ 산업이 생존 기로에 섰다. 대미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자동차 수출액이 1년 만에 20% 가까이 곤두박질쳤고, 완성차 업체들이 한국 생산 물량을 미국으로 이전하면서 1400여 곳에 달하는 부품 생태계도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자동차 수출액은 370억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같은 기간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107억7300만 달러로 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미국이 수입차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예고한 3월 이후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고율 관세가 지속되면 대미 수출물량 감소는 물론 기업의 수익성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또 기업이 생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면 현지에 진출할 여력이 없는 대부분 부품업체는 생사 기로에 놓이게 된다. 특히 K-자동차 산업의 ‘맏형’인 현대차그룹이 느끼는 위기감은 심상치 않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미국에서 120만대(앨라배마 36만대·조지아 34만대·매타플랜트 50만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 전체 판매량 중 60%에 불과하다. 후발 주자인 현대차그룹이 시장점유율을 잃지 않으려면 관세 고통을 자체적으로 감내해야 하는데 증권가에서는 이 비용이 연간 4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 하청업체는 대게 상위업체의 손실 비용을 공동 부담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재무구조가 가장 약한 최하위 하청업체부터 무너지고 산업 전체 생태계가 망가진다. 익명을 요구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특단의 협상을 통해 자동차 관세율을 무조건 10% 미만으로 낮춰야 그나마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