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관광업계 종사자였던 최휘영 후보자가 지명됐다. 관광업계에서는 그간 소외됐던 관광 분야에 정부가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 최휘영 전 놀유니버스 대표를 선정했다.
최 후보자는 연합뉴스와 YTN에서 기자로 활동한 뒤, 2000년 야후코리아를 거쳐 2002년에는 네이버의 전신인 NHN으로 자리를 옮기며 기업 경력을 쌓았다. 2016년에는 여행 플랫폼 ‘트리플’을 창업하면서 본격적으로 관광업계에 뛰어들었다.
트리플은 사용자 여행 이력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초개인화 플랫폼으로 주목받았다. 2022년 트리플은 야놀자에 인수됐고, 이후 인터파크와 합병해 ‘인터파크트리플’로 재편됐다. 이때 최 후보자는 인터파크트리플 대표를 맡았다.
이후 야놀자는 인터파크트리플과의 통합 법인 ‘놀유니버스’를 출범했다. 놀유니버스는 야놀자플랫폼, 인터파크, 트리플 등 국내 여행·레저 플랫폼 3곳을 통합한 기업이다. 최 후보자는 놀유니버스의 공동 대표로 활동하며 국내 여행·레저 분야의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이번 인사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체부 장관직은 그간 예술계 원로나 고위 관료 출신이 주로 맡아왔지만, 언론인이자 기업인 출신이 후보로 지명되면서 정부가 예술과 전통 중심에서 벗어나 디지털과 관광 산업에도 정책적 무게를 싣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 후보자가 장관직에 오를 경우 그간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던 관광 분야에 정책적 지원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삼고, 코로나19로 위축된 관광 시장 정상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관광업계는 업계 출신 장관이 정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민간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보다 현실적인 지원책 마련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는 지난 17일 관광 분야 현장 간담회를 열고, 관광업계와 외국인 유학생 등 다양한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정부는 인공지능(AI) 플랫폼 구축부터 지방 관광 활성화까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국정과제를 마련해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임오경 국정기획위원회 사회2분과 기획위원은 “개별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AI 대전환을 맞이하는 요즘, 관광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플랫폼 구축이 중요하다”며 “K-관광이 국가 경제를 견인하고 지역 균형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꼼꼼하고 실천 가능한 국정과제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 후보자가 과거 “한국의 지도 국외 반출 금지는 관광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갈라파고스적 규제”라고 밝히며 정부와 다른 태도를 보인 전력이 있어, 앞으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정부와 기업 간 의견 조율을 어떻게 끌어낼지도 주목된다.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장관 후보자가 관광업 실무 경험자라는 점에서, 그간 정부 정책에서 비중이 작았던 관광 분야가 다시 활력을 찾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