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가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성적 부진으로 인해 감독, 단장, 수석코치를 동반 경질하며 어수선한 상황에 직면한 데 이어 구단 특혜 채용 의혹까지 불거졌다.
키움은 지난 14일 "홍원기 감독과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에게 보직 해임을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감독과 단장, 수석코치를 한꺼번에 경질하는 것은 프로야구계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결정이다. 감독과 단장이 동시에 물러난 사례는 지난 2019년 롯데 자이언츠 이후 처음이다.
성적 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17일 오전 기준 키움은 27승 3무 61패를 마크하며 압도적인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9위 두산 베어스(36승 3무 49패)와 10.5경기 차이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전반기에 30승을 달성하지 못했고, 동시에 가장 먼저 60패를 기록한 오명까지 썼다.
다만 올 시즌 키움의 성적 부진은 감독, 단장, 수석코치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야구계에 따르면 고 전 단장은 올해 전반기에 사실상 직무에서 배제됐다. 홍 전 감독도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 단장의 업무와 관련해서는 실질적인 의사 결정권자가 따로 있다는 야구계 시선도 있다.
최근 구단 내부 분위기가 급격하게 흉흉해진 가운데 특혜 의혹까지 터졌다.

이 전 대표는 어떠한 형태로든 구단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해선 안 되는 인물이다. 지난 2018년 구단 운영과 관련한 사기, 횡령, 배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으로부터 영구 실격 처분도 받았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구단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은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다. 여전히 구단 지분 69.26%를 소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16일 키움의 구단 운영에 우려와 비판을 가했다. 선수협회는 성명을 통해 "현재 키움의 행태는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특정인 한 명에 의해 구단 운영이 좌지우지되는 구시대적 운영체계를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키움은 비상식적인 인사 단행으로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그 내용 또한 특정인에 의한 기형적 인사 의혹과 낙하산 채용 비리 의혹"이라며 "이 의혹들의 손가락 끝은 모두 특정인 한 사람을 가리키고 있다. 이는 구단 운영이 특정인을 위해 파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선수협회는 최근 키움의 논란들이 '공공연히 알려진 불편한 진실'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수년간 쉬쉬해오다가 고름이 썩을 대로 썩어서 한꺼번에 터져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선수협회는 키움 구단의 낮은 투자 수준과 열악한 인프라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선수협회는 "키움은 연봉 상한제(샐러리캡) 평균을 한참 밑도는 수준으로 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선수층의 뎁스와 사기 저하로 직결돼 성적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수도 서울을 연고지로 두고, 국내 유일의 돔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상징적인 구단이 '선수 판매로 연명한다'고 조롱받는 현실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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