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기' 언급에... "전화문의조차 사라졌다" 돈줄 묶인 서울 아파트

  • 규제 2주 만에 거래량 급감…李대통령 '맛보기' 발언 이후 심리 위축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전세·매매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전세·매매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6억원 규제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갈수록 급감하면서 정책 효과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출 규제 시행 이후 2주차인 7월 5~12일 일주일 간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 신고는 22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출 규제가 시행된 6월 28일부터 7월 4일까지 일주일 간 거래량 698건과 비교해 약 68% 감소한 수치다. 

규제 전과 비교하면 거래량 감소 흐름은 더욱 확연하다. 규제 직전인 6월 21~27일 일주일 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2600건을 웃돈 것을 감안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대출 규제 강도에 대한 시장의 판단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규제 이후 “이번 대책은 맛보기”라며 추가적인 수요 억제책을 시사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추가 규제 가능성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규제 발표 직후에는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일단 계약을 시도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며 "2주차 들어서면서 전화 문의조차 싹 사라졌다”고 전했다. 

대출 규제 후 집값 상승폭이 확연히 꺾였지만 시장이 재과열되면 수요 억제 카드를 다시 꺼낼 가능성도 클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첫째주(7월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0.29% 상승해 전주(0.40%)에 비해 상승폭이 둔화됐지만,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번 규제는 실수요자도 힘들게 만드는 규제지만 현금을 가진 갭투자를 막을 방법은 없는 규제"라며 "실수요자 피해 없이 갭투자를 우선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두 채를 살 때부터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세율(8%)을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법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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