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②] 앨리스 달튼 브라운, 색으로 놀던 소녀, 빛의 화가가 되다

누군가는 공을 차며 놀았고, 리스 달튼 브라운 작가는 그림을 그리며 색을 가지고 놀았다. 그림을 시작한 계기를 묻자, “정확히 말하면, 그림을 시작한 기억이 없어요. 그냥 늘 그리고 있었어요”라고 답했다. 그의 말처럼, 그림은 처음부터 삶의 일부였다.

빛과 그림자를 멜로디와 화음에 비유하는 화가. 인물을 배제하고 비워둔 공간 속에서 관람객이 자신을 발견하길 바라는 사람. 그의 작품은 고요함 속에서도 강렬한 울림을 품는다. 에드워드 호퍼의 빛과 고요한 긴장감,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속삭이는 듯한 섬세함에서 영감을 받아, 그는 세상과 거리를 두기보다 삶 속에 깊이 머물며 자신만의 풍경을 그려왔다.

그의 창작은 늘 관찰에서 시작된다. 일상의 풍경, 창문으로 스며드는 빛, 여행지에서 마주친 장면. 이성보다는 직관을 믿고, 마음을 사로잡는 것에 반응한다. 그리고 그 안에 감정을 인위적으로 담으려 하기보다는, 순간에 집중하고 솔직해질 때 자연스럽게 스며든다고 말한다.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엘리스 달튼 브라운 작가 사진 김호이 기자
엘리스 달튼 브라운 작가 [사진= 김호이 기자]

 
창작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 관찰에서 시작한다. 사진을 찍고, 스케치를 하며 구성을 천천히 쌓아간다. 마치 조용한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말이다.
 
작품에는 정적이고 사색적인 분위기가 담겨 있다. 이는 당신의 세계관을 반영한 건가
- 맞다. 저는 고요함에서 큰 아름다움을 느낀다. 세상은 빠르게 움직이지만, 그 사이사이에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 제 그림은 그런 순간들을 담은 거다.
 
많은 예술가들이 창작을 위해 세상과 거리를 두기도 한다. 당신은 어떤가
-저는 거리를 두지 않는다. 오히려 삶 속에 머무는 게 제 창작의 원천이다. 삶의 생생한 감각들이 제게 영감을 준다.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예술가로서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다면, 그 감정은 작품에 어떻게 반영되나
- 외로움이든 기쁨이든 설렘이든, 제가 느끼는 모든 감정은 결국 작품 속에 스며든다. 따로 표현하려 하지 않아도, 그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그림은 당신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나
- 제 삶의 중심이었다.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자 제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다. 기쁨과 슬픔, 고된 시기까지 늘 곁에 있었다.
 
사진 김호이 기자
엘리스 달튼 브라운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 [사진= 김호이 기자]

그림을 그릴 수 없었던 시기나 깊은 슬럼프가 있었나. 그런 시기를 어떻게 견뎌냈나 그리고 당신의 예술가로서의 꿈은 무엇인가
- 물론 있었다.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시기, 아이들을 키우느라 바빴던 시기, 창작이 막혔던 순간들. 그래도 언제나 다시 붓을 들게 되더라. 제게는 그림이 삶이니까. 제 꿈은 늘 그래왔듯이 진실한 태도로 그림을 그리고, 계속해서 성장해나가는 거다.
 
마지막으로 오랫동안 창의성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달라
- 조급해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하루에 단 몇 분이라도 창의적인 무언가를 해봤으면 한다. 삶은 늘 바뀌지만, 그 작은 불씨만 지켜낸다면 언젠가는 큰 불꽃이 될 거다.
 
 
엘리스 달튼 브라운 작가와 사진 김호이 기자
리스 달튼 브라운 작가와 [사진= 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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