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지는 탄소] 배출권 가격 11월 이후 60% 넘게 상승…투자 열기도 달아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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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2-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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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확대로 주식 등 대부분의 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탄소배출권의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1월 이후 탄소의 가격은 60% 넘게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말까지 톤당 100달러 넘을 수도
지난 12일 이산화탄소의 톤당 가격은 40유로를 넘어서면서 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유럽과 발맞추어 탄소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호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 지난해 글로벌 탄소시장의 가치는 2290억 유로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의 무려 5배나 되는 것이다. 유럽의 배기가스 거래시스템은 전세계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의 거래 가격이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미국의 적극적 탄소 줄이기 정책이 시행될 경우 시장 규모는 가파르게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배출권 가격이 가파르게 우상향하고 있는 이유다. 

규제에 따라 기업들은 정해진 수준보다 탄소를 더 많이 배출하기 위해서는 탄소배출권을 사들여야 한다. 예전에는 없었던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반대로 탄소발생이 덜 되는 산업은 남는 탄소배출권을 다른 기업에 팔 수도 있다. 탄소를 적게 발생시키는 기업의 경우 배출권은 또다른 수익원이 될 수 있다. 

탄소배출권의 가격이 계속 치솟는 이유는 기술의 부재 탓이다.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기업들이 탄소배출을 줄이도록 유도하기 위해 도입했지만, 이제는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담이 되기도 했다. 때문에 치솟는 탄소배출권 가격은 기업의 또다른 비용 리스크로 부상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해 전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에 투자한 비용은 50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뉴파이낸스에너지가 올해 초 공개한 보고서에서는 지난해 전 세계 신재생 에너지 분야 투자 규모는 2019년 대비 9% 증가한 5013억 달러를 기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커지는 시장, 쏟아지는 자금
한편, 투자자들에게 가파르게 상승하는 탄소배출 시장은 새로운 기회다. 환경 관련한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투기 자본도 유입되고 있는 추세라고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블룸버그는 최근 지적하기도 했다. 

탄소배출권 가격이 오르면서 시장도 커지고 있다. 최근 클리어블루 마켓츠의 무라드 파라하트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탄소배출권시장에 신규 자금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지펀드 앙듀랑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케이시 드와이어 매니저는 올해 말 톤당 100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권은 EU의 온실가스 감축 확대 합의로 가격이 더 오른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규제가 점차 강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탄소배출권 시장에 대한 긍정적 목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 

일단 지난해 12월 EU 정상들이 온실가스 감축 속도를 더 끌어올리기로 합의했다. 앞서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의 온실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1990년 수준 대비 최소 55%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기존 목표인 40%에서 훨씬 더 나아간 것이다.

지난 1월에는 EU의 배출권 경매도 중단되면서 탄소배출권의 물량이 급감했다. 폭발적 수요와 공급 부족이 맞물린 셈이다.

또한 향후 전망이 밝아지면서 금융상품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230개의 투자기금이 EU 탄소배출권과 연계된 선물 상품을 운용하는데, 이는 2019년 말의 140개에서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탄소배출권 선물 1년 가격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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