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공룡' 옥죄는 美 FTC..."개인정보 수집 방법 공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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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12-1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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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스북·트위터 등 9개 기업, 도마 위에

  • 사용자 사생활 침해 관련 조사 본격 시동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정보기술(IT) 공룡 기업들에 사용자 정보를 어떻게 수집하고 이용하는지 설명하라며 압박했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 회사인 페이스북에 반(反)독점 소송을 제기하며 칼을 빼든지 일주일도 안 돼 IT 기업에 정보 제출을 명령하는 등 더욱 거세게 압박하는 분위기다.
 

[사진=AF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FTC는 미국의 IT 기업에 어떻게 사용자들의 온라인 활동을 추적하는지, 이런 데이터를 어디에 활용하는지 등 상세한 정보를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여기에는 아마존과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 디스코드, 페이스북, 왓츠앱, 레딧, 스냅, 트위터, 유튜브 등 비교적 몸집이 큰 9개 IT 기업이 포함됐다. 

또 FTC는 이들 기업에 비즈니스 전략과 광고 수입, 이용자 속성 등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특정 광고 노출은 어떻게 결정하는지,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관련해 알고리즘과 데이터 분석을 사용하는지, 취합한 데이터가 어린이와 10대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정보도 살펴볼 예정이다. 

FTC 위원인 로히트 초프라, 리베카 슬로터, 크리스틴 월슨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 "소셜 미디어(SNS)와 영상 스트리밍 기업들은 사용자가 항상 들고 다니는 모바일 기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그들이 방문하는 모든 곳을 추적한다"며 "이는 기업들로 하여금 사용자가 어디에 가는지, 누구와 접촉하는지,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등을 항상 감시하도록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처럼 이들 기업은 우리 일상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비즈니스 모델과 알고리즘, 데이터 수집 및 사용에 관한 중요한 질문들에 아직 답을 내놓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트위터 등 이날 FTC로부터 정보 제출을 요구받은 기업들을 CNBC의 논평 요구에 답변을 내놨다. 트위터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항상 그래왔듯이 FTC가 트위터의 서비스 운영 방식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게임 관련 음성 채팅 프로그램인 디스코드(Discord) 역시 CNBC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했다. 디스코드는 "우리는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광고주나 제3자에게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팔아 돈을 벌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7개 기업은 CNBC의 논평 요청에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FTC로부터 관련 정보 제출을 요구받은 기업은 45일 이내에 해당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FTC는 미국 기업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할 법적 권한과 부당한 사업 행태에 대해서는 감시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법적인 집행도 아니고, 해당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고 해도 처벌받는 것도 아니다. 다만 추후에 FTC가 해당 기업들에 대한 규제나 제재할 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이번 명령에 따라 수집된 정보는 앞으로 FTC가 취할 조치의 근거가 될 수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예상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사진=EPA·연합뉴스]


최근 미국의 IT 공룡 기업들은 규제 당국으로부터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주 FTC와 주(州) 검찰들은 페이스북에 반(反)독점 소송을 제기하며 칼을 빼 들었다. 페이스북이 지난 2012년과 2014년에 각각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사들여 시장 경쟁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게 이유다. 심지어 FTC는 페이스북이 인수·합병한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무효화하고 이들 회사에 분할 명령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청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0월에는 미국 법무부가 세계 최대 검색엔진인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시장에서 반경쟁적인 불공정행위를 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구글이 자사 검색엔진인 '크롬(Chrome)'을 스마트폰에 선탑재하는 대가로 휴대폰 제조업체 등에 수십억 달러를 줬다는 게 법무부의 주장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 규제 당국이 몸집이 큰 IT 기업에 칼을 흔들면서 본격적으로 견제를 시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페이스북과 구글 외에도 아마존, 애플 등 대규모 IT 공룡 기업들에 대한 반독점 조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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