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수입배급사협회·국내 OTT와 깊어지는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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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08-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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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단법인 영화수입배급사협회 제공]

대략적으로만 400여 편이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부터 '캐롤' '스포트라이트' 등에 이르기까지 국내 영화 팬들에게 사랑받았던 외국 영화들이 국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에서 자취를 감춘다. 영화수입배급협회(이하 수배협)와 국내 OTT사 간 정산 문제로 불거진 일이다. 양측은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고 갈등의 골은 깊어져만 간다. 문제가 된 정산 구조에 관해 양측은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는 상황. "영화 콘텐츠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수배협과 "구독형 OTT 모델을 버리라는 소리"라는 국내 OTT사 간 입장 차이는 좀처럼 좁혀질 것 같지 않다.

지난달 17일 수배협은 공청회를 열고 국내 OTT사에 영화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수배협이 문제 삼은 건 국내 OTT사의 수익 배분 형식이다. 앞서 국내 OTT사는 매월 일정 금액을 내고 모든 영상 콘텐츠를 무제한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 콘텐츠 제공자에게는 수익 배분 방식(RS, Revenue Share)으로 비용을 지불한다. 수배협은 이 점을 문제 삼으며 "영화 콘텐츠가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수배협은 "TV 드라마‧예능의 경우 전편을 관람하기 위해 여러 회차를 봐야 하지만 영화는 2시간 단 한 번의 관람으로 끝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며 "IPTV에선 건당 3000원에 결제되는 영화가 국내 OTT에선 편당 100원 이하 수입이 발생할 수 있어 자칫 소비자에게 영화는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영화 콘텐츠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거나 영화만을 위한 개별 과금 시스템 마련 및 투명한 정산 시스템을 공개할 때까지 콘텐트 공급을 중단한다"는 입장이다.

[사진=왓챠 제공]


6일 국내 OTT사인 왓챠는"현재 수배협은 콘텐트 이용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구독형 OTT 서비스 자체를 문제삼고 있다"며 영화 개별 과금 시스템을 마련하라는 주장은 구독형 OTT 모델을 버리라는 말과 같다고 반박했다.

왓챠는 "공정하고 투명한 정산을 해왔다. 수배협이 언급한 건당 3000원은 극장 개봉 이후 3~6개월 사이 IPTV를 비롯한 TVOD에서 유통되는 초기 시점 가격이다. 이후 구작으로 분류돼 500~1200원 정도로 건별 결제 가격이 낮아지고 판매량도 현저히 떨어진 시점에서 왓챠 같은 월정액 플랫폼이 각 영화가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역할을 해왔다"라고 강조했다.

수배협은 왜 국내 OTT의 수익 구조만을 문제 삼는 걸까? 해외 OTT사의 대표 격인 넷플릭스는 시청 시간이나 횟수를 따지지 않고 판권 계약에서 정산을 마치기 때문. 계약 기간 판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자에 금액을 지불한다.

수배협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왓챠의 OTT 서비스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정산 방식과 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왓챠는 투명하고 공정한 정산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권리사가 왓챠로부터 받는 정산서는 왓챠 이용자들의 총 시청 시간과 영화 한 편의 시청 분수가 표시된 문서"라고 설명했다.

수배협은 국내 웹하드조차 콘텐츠 제공사에 정산페이지(관리자 페이지)를 제공하고 해당 콘텐츠 매출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고 알렸다. 여기에 해시값과 DRM 등이 적용돼 저작권 보호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인 수익 정산에 대해서는 "매출의 40~55%가 정산된다는 가정하에 타 플랫폼에서 2500원에 판매됐을 때 저작권자는 건당 약 1천 원 정도를 정산받는다. 이와 비교해 왓챠에서 영화 한 편의 건당 평균 정산 금액은 대략 100원 전후"라고 10배 넘는 차이를 비교했다.

그러면서 저작권료의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월정액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OTT사에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며 영화 콘텐츠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개별 과금 시스템을 마련하며 투명한 정산 시스템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8월 중 대공청회를 제안하며 제작사, 배급사, 수입사, 디지털유통사, 플랫폼사 등이 모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KT와 지상파 방송 3사가 손잡은 웨이브, SK브로드밴드의 오션 등 국내 OTT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 수익 구조 등에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왓챠는 "앞으로 공청회를 포함한 어떤 형식이든 영화 수입 배급사 등과 적극적으로 대화와 협의를 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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