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굽고 로봇 도입…'레드오션' 커피시장, 차별화로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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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0-07-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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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조원 규모 국내 커피시장 놓고 경쟁 치열

[사진=스타벅스커피코리아, 달콤, 동원홈푸드]

레드오션을 향해 항해 중인 커피시장에 차별화 바람이 불고 있다. 12조원에 육박하는 포화된 국내 커피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커피업체들은 로봇을 도입하는가 하면, 매장 내에서 직접 빵을 굽고 특별한 원두를 선보이며 소비자 공략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로 한국 진출 21년을 맞은 스타벅스가 경기도 양평에 '빵 굽는 매장'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베이크 인'(Bake-In) 형태의 매장인 '더양평 DTR점'이다. 이달 문을 열 것으로 알려진 이곳은 스타벅스 차 브랜드인 '티바나'를 즐길 수 있는 전용 바가 갖춰졌다. 관광객이 손쉽게 제품을 사갈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시설도 구축돼 있다.

앞서 스타벅스는 베이글, 조각 케이크 등을 외부 업체를 통해 완제품으로 공급받아 왔다. 이 매장에서는 신세계푸드에서 공급하는 생지 형태의 빵을 직원들이 현장에서 직접 구워 고객에게 판매한다.

동원홈푸드는 지난달 23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 '샌드프레소 스페셜티' 1호점을 열었다. 편의점 커피와 비슷한 가격에 일반 원두가 아닌 스페셜티 원두로 만든 커피를 제공한다는 게 차별점이다. 스페셜티 원두는 세계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전 세계 상위 7% 이내의 원두를 말한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커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샌드프레소 스페셜티를 론칭하게 됐다"며 "5월에 론칭한 샐러드 전문 카페 크리스피 프레시와 함께 투 트랙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커피 브랜드 달콤은 최근 업계 최초로 고속도로 휴게소에 로봇 카페 매장을 설치했다. 천안논산고속도로 상행선 정안알밤휴게소에 자리 잡은 이 매장은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된다. 2평가량 공간에서 아메리카노와 라떼, 주스류 등 50가지 메뉴를 고객 취향에 맞게 로봇이 제조해 판매한다. 달콤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용화된 로봇 카페 '비트' 80곳을 운영 중이다. 최근 비대면 소비 수요가 급증하면서 아웃렛이나 복합몰, 영화관, 대학교 등으로 입점이 확대되는 추세다.

커피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한 것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는 시장 규모와 무관치 않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커피 산업은 세계 6위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353잔으로 같은 해 세계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랑(132잔)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2016년 약 5조9000억원에서 2018년 6조8000억원으로 커졌고 작년 7조원을 돌파했다. 이 수치는 커피 관련 프랜차이즈 및 생산 업체들 중 매출 집계가 가능한 곳들만 대상으로 조사됐다. 업계는 소규모 자영업자까지 포함한 전체 커피 시장 규모가 12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커피전문점 수도 늘고 있다. 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를 보면 커피전문점 수는 2016년 5만1551개에서 2018년 6만6576개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7만개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치열한 경쟁으로 문을 닫는 커피전문점도 많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9년 말 기준으로 가맹산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커피 가맹점 폐점률은 10.3%로 2위를 기록했다. 롯데GRS에서 운영하는 엔제리너스 매장의 경우 2017년 749개에서 2018년 642개로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포화상태에 가까워지는 커피시장에서 업체들이 다양한 시도로 매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대기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도 연이어 문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 없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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