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의 쁘라윳 총리(가운데)가 26일 개최된 각의에서 비상사태선언을 1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사진=태국정부 제공)]
태국 정부는 26일, 각의를 통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비상사태선언을 6월 말까지 재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비상사태선언은 3월 26일에 발령, 당초 4월 말까지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기한을 5월 말까지 연장했으며, 이번에 다시 기한을 연장한 것. 태국의 신규 감염자 수는 연일 한 자리 수를 유지하고 있으나, 정부는 단계적인 경제활동 제한조치를 완화하는 가운데, 재차 유행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재연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조만간 세 번째 제재완화 조치를 발표할 방침이며 이와 관련, 29일 세부적인 협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각의 후 나루몬 삔요신왓 정부 대변인은 회견에서 비상사태선언 재연장에 대해, "공중위생상의 이유이며, 정치적인 의도는 없다"고 설명했다. 신규 감염자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권한이 강화된 비상사태선언 연장 대신 감염법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비판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인 것으로 보인다.
선언 연장에 따라, 6월 이후에도 외국인의 원칙적인 입국 금지 및 야간 외출 금지 등의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입국과 관련, 태국민간항공국(CAAT)은 지난 16일, 국제선 여객기의 환승금지 조치를 6월 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태국 정부는 비상사태선언을 유지하면서도, 단계적인 경제활동 제한조치는 완화하고 있다. 5월 3일 첫 번째 완화조치로 음식점 및 이발, 미용실 등을, 이어 17일 두 번째로 쇼핑몰 및 백화점 등 대형상업시설의 영업재개를 허용했다. 17일부터는 야간외출금지령 개시시간도 오후 11시로 1시간 늦췄다.
태국 정부의 지금까지 발표에 의하면, 세 번째 완화조치는 6월 1일부터 실시될 예정이며, 지금까지 폐쇄된 영화관, 유원지, 마사지샵, 전시장 등의 영업재개 여부를 29일에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무에타이(태국식 킥복싱) 경기장 재개 및 야간외출금지령의 추가적인 시간단축 등도 검토한다.
26일 신규 감염자 수는 3명. 3월 중순에는 감염자 수가 급증해 신규 감염자가 연일 100명 넘게 발생했으나, 4월 27일 이후에는 하루를 제외하면 줄곧 한 자리수 또는 0명인 상태이다. 매장 영업재개 후에도 아직까지 집단감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영업은 재개되었으나, 아직 한산한 평일 쇼핑몰 =21일, 태국 방콕 (사진=NNA)]
■ 비상사태선언 연장에 반대 여론도
신규 감염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비상사태선언 재연장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26일자 방콕포스트에 의하면, 재연장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비상사태선언이 발령되기 전에 적용하던 감염증법으로도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상사태선언 하에서는 당국이 영장없이 체포, 구속이 가능하며, 보도의 검열 및 집회를 금지할 수 있기 때문에 선언 장기화를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쁘라윗 웡수완 부총리는 정치적 의도는 없으며, 재차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책센터(CCSA)의 타위신 대변인은 26일 회견에서, "감염증법을 통한 대처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비상사태선언 하에서는 정부 부처간에 통일된 정책을 효과적으로 전개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태국 보건부 질병관리국(DDC)의 타나락 부국장은 방콕포스트에, 인구 100만명당 신규 감염자 수가 5명 이하라면 도시봉쇄는 불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 출퇴근 시 고가철도(BTS)가 이용하는 사람들의 증가로 점점 혼잡해지기 시작했으며, 재택근무를 실시하지 않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염은 확산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100명당 감염자 수가 10명을 넘으면 봉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26일 각의 후, TV연설을 실시했다. 연설을 통해 총리는 "지금까지는 감염 확산이 잘 통제되고 있다"고 평가하는 한편, 국민과 재계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인식을 밝혔다.
쁘라윳 총리는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의 영향에 대해 경제단체 등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을 통해 정부조달을 실시하고 있는 등 정부의 노력을 강조했다. 비상사태선언을 재연장한 이유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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